제작비 100억원이 넘게 투입된 ‘타워’는 행복할 것만 같던 크리스마스이브에 108층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설경구가 목숨을 걸고 아비규환의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대장, 손예진과 김상경 등이 공포의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로 나온다.
100% CG로 촬영된 108층 높이의 가상공간 ‘타워 스카이’ 등 많은 부분을 기술의 힘을 빌려 그럴싸하게 만들어냈다. 총 3500컷 가운데 1700컷이 CG다. 촬영 후 후반작업에만 11개월 정도 공을 들였다.
손예진은 최근 “영화 프로그램에서 우리 영화를 소개하는 걸 보고 CG가 이렇게 나온 걸 알았다”며 “촬영이 끝날 때까지 108층 건물 타워스카이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몰랐다. 세트에서 찍은 걸 영화로 보니 매우 그럴 듯 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또 “배우들보다 특수효과팀과 CG팀이 고생한 것 같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는 손예진의 말처럼 고층빌딩의 붕괴, 폭렬, 수조 탱크 폭발, 화재 진압 장면 등을 실사 촬영과 CG를 병행해 스크린에 드리웠다. 헬기가 건물을 강타해 고층 유리가 산산조각 나 흩날리는 장면 등은 깜짝 놀라게 할 정도고, 진짜 물과 불을 맞대야 하는 장면에서는 배우들의 고생이 전해진다.
앞서 설경구는 “소방관들을 모두 대변은 하지 못하더라도 그분들의 사명감이나 희생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는데 관객들이 감동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개인차가 있을 것 같다.
‘타워’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와 등장인물들에 신경을 쓴 것보다 CG에 더 많은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앞서 김지훈 감독은 ‘7광구’를 통해 CG는 그런대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드라마 전개와 관련해 혹평을 받았다. 때문에 전작만큼의 실망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루 앞당겨 24일 개봉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