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개봉할 ‘라스트 스탠드’는 재판 중 법정을 탈출해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려는 마약 밀수업자와 그를 잡으려는 시골마을 보안관의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그간 독특한 코믹 잔혹극 ‘조용한 가족’, 슬픈 호러 ‘장화, 홍련’, 감성 느와르 ‘달콤한 인생’, 만주 벌판의 웨스턴 무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고어스릴러와 주인공의 내면을 인상 깊게 담은 ‘악마를 보았다’ 등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장르를 변주했던 김 감독의 남다른 액션 블록버스터. 돌아온 영웅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함께 심장 뛰는 액션의 모든 것을 선보일 작품이다.
17일 제작진이 ‘장르 마스터’ 김지운 감독 특유의 대조와 충돌 등 주요 관람 포인트를 먼저 공개, 눈길을 끈다.
▲포인트 1. 라스베가스 vs 작은 국경 마을, 공간과 시각의 콘트라스트
사건의 시작은 라스베가스. FBI의 극비 호송 작전 중 탈주한 마약왕 코르테즈(에두아르도 노리에가)는 슈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기 위해 국경으로부터 겨우 5㎞ 시골 마을 서머튼으로 향한다. 네온사인의 불야성, 시각적으로 가장 화려한 컬러들이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채색의 황토 빛 단조로운 색깔의 세계인 읍내 마을 같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 한 영화 안에 공존하는 공간과 시각의 확연한 대비는 ‘라스트 스탠드’에 독특한 스타일을 부여한다.
▲포인트 2. ‘빠름 vs 느림의 콘트라스트-시속 450㎞ 슈퍼카 ZR1의 스피드 vs 시골마을의 한가함’
마약왕은 헬기보다 더 빠른 시속 450㎞, 세상에서 제일 빠른 슈퍼카를 타고 돌진한다. 한편, 그를 막아내야 할 마지막 희망 ‘라스트 스탠드’의 보안관 일행은 인구 1500명. 주민 전체가 서로 얼굴을 알고 있고 사건이라고는 나무 위에 올라간 고양이나 구조하는 게 다인 한가한 세계에 살고 있다. 슈퍼카를 탄 악당과 모든 것이 느려 터진 시골 마을의 보안관 일행. 전제 자체가 불가능한 대결을 암시하고 있는 이 확실한 대조로 인해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포인트 3. ‘구식 vs 신식의 콘트라스트와 충돌-마약왕 vs 보안관, FBI vs 보안관, 첨단장비 vs 구식총기’
적은 마약왕. 그에 맞서는 사람들은 총 한 번 제대로 쏴 본적 없는 읍내 보안관들이다. 마약왕을 호송하던 FBI는 최첨단 헬기, 국경수비대, SWAT팀을 동원하고서도 끝내 그를 막아내지 못 하는데, 오래 전 낙향한 늙은 보안관이 끝까지 맞서 싸운다. 마약왕을 돕는 악당들이 미군용으로 개발된 첨단 병기를 사용하는데 비해 보안관은 마을을 뒤져 온갖 구식 총기를 끌어내서 이들에 대항한다. 속도감의 확연한 대조는 물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이러한 콘트라스트는 마약왕 대 보안관의 불가능한 대결을 다루는 ‘라스트 스탠드’ 전체에 충돌과 긴장의 리듬감을 불어 넣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