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당찬 ‘개념 의녀’로 활약 중인 ‘마의’ 이요원의 어록이 화제다.
이요원은 MBC 창사 51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마의’(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최정규)에서 의술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천인들이 지원하는 혜민서 의녀에 자원한 강지녕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평범한 조선시대 여자들과는 사뭇 다른, 진취적이면서도 총명하고 당당한 ‘개념 의녀’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는 것.
무엇보다 이요원은 천민 ‘마의’ 출신 조승우가 가진 탁월한 의술 능력을 높이 평가, ‘인의’가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는 등 양반계급이 갖고 있는 신분 차별에 대한 인식을 깨고자 노력했다. 또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중시, 오로지 병을 고치기 위한 의녀로서의 정도(正道)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 ‘개념 의녀’다운 행동과 발언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시청자들을 ‘지녕 홀릭’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는 ‘강지녕표 개념 어록’은 어떤 것인지 짚어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사람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사람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다구요! 헌데, 아무리 마의라지만 어떻게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을 수 있냔 말입니다. 저 사람이 노비이기 때문입니까? 노비의 목숨은 말보다 못하니까 당신들한텐 비싼 말이 더 중요하니까 그런 게 아니냐구요? (8회, 사복시에서 말과 노비가 동시에 다쳤을 때 말에게 먼저 뛰어간 백광현을 질책하며)
-허망하게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의술을 배웠는데 오늘도 난 병자의 손을 붙들고 살 수 있을 거란 거짓말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9회, 백광현에게 자신이 의술을 배우게 된 동기를 설명하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꼭 이 일이 하고 싶었어요. 양반이라 쉽지가 않았고 어렵게 의녀가 된 뒤에도 다들 수군거리고 불편해하고 좀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그쪽은 날 정말 의녀로 대해줘서 좋았어요. 그쪽이랑 있으면 양반 강지녕이 아니라 진짜 의녀 강지녕이 될 수 있어서...(12회, 자신이 양반인 걸 알게 된 후 배신감을 느끼는 백광현을 설득하며)
-참는 법도 배워요. 그것도 의원이 가져야할 덕목이니까.. 인의라는 거 그쪽 말처럼 그렇게 대단하고 잘난 건 아니지만 절대 쉬운 일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하구 한번 같이 해봐요. 그까짓 거 마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거 저 밥맛없는 사람들한테 보여 주자구요!(13회, 자신을 무시하는 양반들과 주먹다짐한 백광현을 질책하며)
-다른 사람의 실수하곤 다르죠. 의원의 실수는 누군가의 목숨이에요. 그러니 우리는 늘, 그런 두려움 속에 살 수 밖에 없어요. 그 두려움까지가 다 의원의 일이죠.(16회, 아픈 병자의 원인을 알지 못해 괴로워하는 백광현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며)
-백의생과 수의영감의 시료엔 분명 근거가 있습니다! 비록 이것이 제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라 해도 의술을 익힌 한 사람으로 또한 전하의 백성으로 이것이 전하를 살릴 방도라 믿기 때문입니다.(20회, 인선왕후(김혜선)가 현종(한상진)을 치료하려는 백광현을 반대하자)
■ 감동 어록 ; 천민 신분인 조승우를 향한 진심어린 조언과 인간적인 믿음
-난 두창이 아닐 거란 그 말 믿어요!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아요. 포기하지 말고 제발 원인을 다시 찾자구요! 걱정 말아요. 내가 지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데요.(10회, 강지녕이 우역에 감염되자 의욕이 상실된 백광현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자신한텐 그러지 말아요. 그런 바보 같은 자학은 하지 말라구요. 그 쪽은 잘못한 게 없어요. 당신은 사람을 살리려고 했어요. 의원으로써 해야 할 일을 했던 것뿐이라구요!(12회, 백광현이 동료마의를 살리기 위해 사람에게 시침을 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자)
-그 말씀은 저한테가 아니라 밖에 있는 백의생한테 하셔야 옳습니다. 이 분을 살린 건, 제가 아니라 백의생입니다. 그 분의 붉어진 두 손을 보셨습니까? 그처럼 사력을 다해 병자의 숨을 돌리려했기에 이분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겁니다.(16회, 자결하려던 서은서(조보아)를 살려낸 후 자신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서두식(윤희석)에게)
-정신 나갔어요? 그쪽이 왜 나가요? 뭘 잘못했다고 나가요? 잘못하는 건 백의생이 아니라 의관들이에요! 근데 왜 도망쳐요? 누구 좋자고 제 발로 나가겠단 거냐구요? 안돼요.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여기서 주저앉지 말란 말이에요.(19회, 혜민서에서 백광현을 출교시키기 위해 의관들과 의생들이 담합하자 혜민서를 나가겠다고 짐을 싸는 백광현을 향해)
■‘개념 의녀’의 유쾌상쾌 어록 ; 재치 만점, 센스 만점 농담도 척척!
-아니, 여인이라고 놀지 말란 법 있나요? 여자는 뭐 사람 아니에요? (8회, 왜인마을에서 만났던 것을 놀리는 백광현(조승우)에게 호통치며)
-그래요. 난 전생에 소였다 치구 그쪽한테 붕어라고 한 건 취소할게요. 입만 벙긋거리는 거 아니었네요. 되게 실력 있어요!(10회, 우역의 원인을 밝혀내 자신을 치료해준 백광현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안 바빠요. 사복시에서 나 괴롭히는 사람 없으니까 할 일이 없네요.(12회,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 핀잔주는 백광현에게)
-그럼, 혼자만 배울라 그랬나? 두고 봐요! 내가 그쪽보다 꼭 먼저 침으로 간옹을 잡을 거니까. 다음엔 페옹. 신옹 다음엔 부골저, 간저, 폐저! 착 착 착! 어디 길고 짧은 건 대보자구요. 닷냥 받고 닷냥 더!!(21회, 치종청에서 외과시술을 배울 수 있게 되자 흥분한 상태에서 백광현과 장난치며)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 측은 “‘마의’에서 이요원은 수동적인 여성이 아닌, 적극적이고 당당한 면모가 엿보이는 조선시대 깨어있는 여자를 표현하고 있다”며 “이요원이 하는 대사들로 시청자들이 통쾌한 감동과 웃음을 전달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조승우와 함께 대활약을 선보이게 될 이요원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2회 방송 분에서는 백광현(조승우)이 이명환(손창민)의 계략에 의해 ‘강상죄’라는 엄청난 죄목을 뒤집어쓴 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명환이 백광현과 강지녕(이요원)을 떨어지게 하기 위해 비열한 음모를 꾸며 백광현을 궁지에 몰아넣은 것. 과연 백광현이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