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고지전’을 홍보했을 때도 여자 친구, 결혼과 관련해서는 정중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했었다. 지난 2월 11세 연하의 아내와 결혼해 유부남이 된 뒤 ‘반창꼬’가 첫 작품이다. 결혼이 연기에 어떤 영향을 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더니 “좋은 쪽으로 영향은 받겠지만 크게 작용하는 것 아닌 것 같다”며 “결혼을 했어도 배우 인생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인 아내가 쓸데없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걸 싫어하는 듯 했다.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고수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걱정과 부담은 있었는데 강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도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을 하며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아내를 잃어버린 강일에게 3년이 어땠을까요? 지옥의 밑바닥 같은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면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자책감, 자괴감을 느끼며 무모하게 계속해서 사고 현장을 뛰어드는 것 밖에 없을 것 같았죠.”
3개월 전 촬영이 끝났는데도 강일 역할에 여전히 몰입해 있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만 극중에서처럼 위험의 순간에 아내와 또 다른 사람을 구해야 하는 실제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물어보니 “정말 어려운 질문 같다”며 답변을 주저했다. 아내를 사랑하는 게 느껴지니 당연한 선택을 하겠지만, 직업상으로 보면 다른 선택도 가능할 테니 답변을 유보했다. 다만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직업이 훌륭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건 분명히 피력했다.
“기존 역할과는 색깔과 분위기가 달랐죠. 밝고 일상적인 모습이었고요. 특히 해피엔딩이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촬영을 하며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죠.”(웃음)
극중 자연스럽게 웃음이 묻어나는데 코미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진 않았을까. 최근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도 웃음을 제대로 전달해 줬으니 코미디가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올 것 같다.
고수는 “장르에 대한 개념은 물론, 치우침도 없는 것 같다”며 “굳이 장르를 나눠서 연기를 하려고 하진 않는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면 출연을 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