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의 새 앨범 ‘우리는 없다’는 지난해 발표된 정규 2집 ‘파트1:미’(Part1:Me)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작곡팀 허니듀오의 멤버 에코브릿지와 함께 완성됐으며 기존 색과는 다른 다양한 스타일이 포함됐다. 이번 앨범에는 슬픈 발라드부터 정통 스탠다드 팝 넘버, 훵키(Funky), 네오소울, 일렉트로닉 사운드 등 다채로운 시도들이 선보이고 있다.
정엽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훨씬 일찍 만날 것 처럼 얘기했는데 난 결국 게으른 뮤지션이고 알게 모르게 시간을 많이 뺏겼다”며 “방송을 하며 창작에 투자할 정신적 여유가 안생기더라”며 “스스로는 전 앨범과 달라진 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전혀 픽션이 들어가지 않은 완전히 내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엽은 이번 앨범에 대해 “특별한 각오 보다는 뮤지션으로서 하고 싶은 것과 대중과 호흡하는 사람으로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것, 공감할 수 있는 걸 녹여보려고 노력했다”며 “앨번 전체 구성 역시 콘셉트를 잡아서 모든 곡의 하모니를 생각했다기 보다는 각기 다른 색을 넣고 싶었다. 어떤 식으로 대중이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대중과 대화에 있어서 어렵지 않은 평범하지는 않은 느낌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성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하고 싶은 것과 대중성을 녹이고 싶었다고 말은 했지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라는 것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대중성을 맞춘다며 내 스타일은 아닌 음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며 “난 게으른 뮤지션이라 즉흥적으로 채용하는 곡들도 있다. 결국은 내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엽은 “판단은 듣는 분들의 몫인 것 같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의 기호를 녹이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정형화 됐다고 말하는 대중의 코드로 가지는 않은 것을 보면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좋은 쪽으로 진화가 되는 건지. 퇴화가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늘 변하고 싶고 진화하고 싶다.발전하고 싶은 뮤지션이긴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처음 음악을 사작했던 10년 전과 비교해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면서 음악을 한다는 게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그 외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조금 더 투명하게 음악과 만나서 조금 더 욕심을 덜 갖게 되긴 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