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한, 신원호. 그리고 나영석까지…지상파 예능에 ‘안전지대’란 없다
“마음도 몸도 지칠 대로 지쳤고, 새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한다 해도 욕심에 겨워 다른 사람을 쥐어짜고 스스로를 쥐어짤 것이 분명했다. 결국 미련 없이 KBS를 떠나겠다고 마음 먹었다.(나영석 에세이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中)”
“어쩐지 너무 공을 들인다 싶더니만…” “우리 역시 그의 선택을 두고 설마 설마 했는데, 결국 새로운 도전이군요. 역시 형답네요!” “여기서든 저기서든, 어차피 부담 100배 일 텐데… 새로운 곳에서 다시 태어나는 거지 뭐” “아, 지상파 예능이 하루 하루 위협받고 있어! 하하”
나영석의 CJ&M 이적 소식을 들은 KBS 주변 동료들의 반응이다. ‘1박2일’ 이명한 PD와 이우정 작가, ‘남자의 자격’ 신원호 PD 등 KBS 다수의 스타PD들이 안전 보다는 모험을 선택한 가운데 나영석 역시 이들과 같은 거취를 택했다. 나 PD이 이적 결심한 데에는 이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tvN에서는 지상파 스타 PD들의 대거 영입으로 본격적인 예능 제압을 꿰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일환으로 ‘더 로맨틱&아이돌’와 ‘세 얼간이’로 구성된 ‘일요일N tvN’을 구성, 지상파의 고유영역으로 치부돼오던 일요일 저녁 시간대로 파격 편성돼 케이블 예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KBS2 ‘해피선데이’와 MBC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 과 비슷한 격으로 케이블에서도 주말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최초로 구축한 셈이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채널로서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하고 주말 예능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에 따른 것. 세부 편성에서도 각 프로그램을 넘나드는 새로운 액자 식 구성을 시도해 시선함을 더했다. 이 중심에는 이명한 PD와 이우정 작가가 선봉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응답하라 1997’로 이미 지상파 드라마를 넘어선 놀라운 성과에는 신원호 PD가 핵심으로 작용했다.
이에 내년 1월 초 새롭게 합류하는 나영석 PD가 예능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영역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출 가능성을 시사해 어떤 장르에도 더 이상 지상파의 안전지대는 없다는 업계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나 PD는 “새로운 도전의 의미로 이적을 결심했다”며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을 비롯해 주변 동료들의 응원과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변화된 모습, 프로그램에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