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을 인정받았던 드라마 ‘마왕’에 출연했을 때도 반복했던 버릇이다. 박찬홍 PD가 연습 현장에서 주지훈의 대사를 듣고 “현장에서도 그러면 죽는다”라고 협박(?)을 했을 때를 떠올리며, “손이 덜덜 떨리고 땀이 비오듯 했다”고 기억했다. 물론 무섭다는 느낌보다 “존경받는 분한테 혼나는 게 좋았다”고 회상했다. “청심환을 2개나 먹고 대본 연습에 들어가는데도 아직도 손이 덜덜 떨린다”는 주지훈은 연기를 제대로 배웠던 경험들이고 캐릭터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었으니 너무나 감사한 기억들이라고 했다.
최근 끝난 SBS TV 주말극 ‘다섯손가락’도 마찬가지다. 대본 연습 때는 떨었다. 하지만 주지훈은 극중 모성애와 피아노, 기업 경영, 복수 등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순수한 청년은 물론 복수를 위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인물, 또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울보 같은 모습까지. 빠른 드라마 전개 탓에 몰입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그는 모든 것을 소화해 호평 받았다.
‘다섯손가락’은 후반부 출연진의 눈물 연기가 화제가 됐다. 주지훈의 눈물 연기도 칭찬을 들었다. 감정을 어떻게 쏟아내는지 물으니 그만의 답이 돌아왔다. “우는 연기 정말 힘들어요. 굉장히 집중해야 하죠. 우는 연기를 해야 할 때 ‘죽은 강아지를 생각한다’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드라마는 물론 가짜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그걸 가짜라고 생각하면 안 되니깐 그 상황에 있는 거죠. 상황 자체가 정말 슬펐잖아요.”
그런 점에서 진짜 같은 상황을 만들어준 선배 채시라에게 고맙다. “감정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며 “한 신도 놓지 않는 스타일을 보고서 ‘와’하고 감탄했다”고 추어올렸다. 연인 다미를 연기했던 진세연에 대해서도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정말 잘 어울렸다”고 했다.
똑같을 순 없지만 극중에서처럼 집안의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해야 한다면?
주지훈은 사랑했던 여자와 헤어졌던 경험을 털어놨다.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착한 친구가 있었죠. 그런데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인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저는 마음에 안 드는 점을 고치라고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서로 차이가 있고 환경이 달랐던 거죠. 서로 맞지 않으니 어쩔 수 없더라고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