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과 한국컴퓨터그래픽산업협의회(회장 김재하 서울예대 교수)는 4일 오후 서울예대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한·중·미 3국의 CG/VFX(Visual Effect and Suggestion)·3D 전문가를 초청해 ‘대한민국 첨단영상국제컨퍼런스’(Computer Graphic KOREA 2012)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중국에서 7억 위안(약 1200억원)의 수익을 얻은 ‘화피2’의 제작사인 중국 기린필름의 팡홍 대표는 “‘화피’는 한국 기술진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서 할리우드 수준의 작품이라는 인정을 받으며 흥행에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기술 협력뿐 아니라 제작 과정부터 협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팡홍 대표는 이어 “모두 1800여개에 이르는 ‘화피’의 장면 중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한 장면이 1200개 장면이나 된다. 이중 대부분의 장면 제작을 한국 기술진과 협력했다”며 “오늘 여기 올 수 있었던 것도 한국과 중국간 영화산업의 협력을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유럽이나 미국의 기술진은 비용이 많이 드니까 실용적으로 이웃인 한국을 택했다”며 “언어 소통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화와 토론을 통해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서로간의 문화적 협력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기 때문에 중국영화나 한국영화의 제작과정에서 아웃소싱(부분 하청)뿐만 아니라 장르영화의 원천 제작에서부터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제안도 했다.
팡홍 대표는 “관객층 선정부터 투자 조달 등 모든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하고 지적재산권 문제도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국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성과에 따라 이익을 나누는 식으로 절충할 수 있다”며 “이런 합작으로 동아시아와 유럽까지 진출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 기술 전문가인 노스이스턴대학 테렌스 매슨 교수도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매슨 교수는 “지구는 작아졌고 이제는 더 이상 영화업계가 미국 중심이라고 할 수 없으며 협업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영화 ‘킹콩’의 사례를 들어 “1933년 나온 ‘킹콩’은 시각효과 분야에 참여한 스태프가 16명이었는데 2005년에 나온 ‘킹콩’은 총 537명이 이 분야의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고 이렇게 업무가 세분화하면서 좀 더 큰 의미의 협업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이 마케팅과 영업 등 모든 분야에 관련돼 있고 이제는 전통적인 미술분야도 첨단 기술과 관련되는 시대”라며 “인류의 역사가 석기시대부터 농경, 산업화시대를 거쳐 이미 정보·컴퓨터 시대까지 왔는데 이제는 ‘협력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