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한학수 PD가 ‘PD수첩’에 돌아가고 싶은 의지를 밝혔다.
한학수 PD는 27일 오후 서울 프렌스센터에서 열린 ‘응답하라! PD수첩’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PD수첩’의 현 제작진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학수 PD는 ‘PD수첩’에서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을 보도해 ‘올해의 PD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PD수첩’에서 3년간 제작에 힘썼으나 지난해 평PD협의회 운영위원으로서 사측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인지사 수원 총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한 PD는 “당시 인사는 본인 의사에 반하는 직종 변경으로, 법원에서 부당하다는 가처분을 받고 시사교양국에 복귀는 했다. 하지만 ‘PD수첩’을 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내내 진행된 MBC 노조 파업 후에는 MBC아카데미에서 일명 ‘브런치 교육’으로 명명되는 재교육 과정을 밟고 있다. 한 PD는 “이는 상당한 모욕감을 주는 인사 발령이다. 이 모욕감을 참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역사의 평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한 PD는 “꼭 ‘PD수첩’에 복귀하고 싶다. 그동안 해 왔던 보도와 같은 취지로 국민들의 아픈 곳을 긁어드리고 싶다. 그것은 내 소명이다. 그걸 왜 못 하게 하는지, 한 개 프로그램을 이토록 집요하게 말살시키려 하는 시도가 과연 전 세계에 있었는지. 유일무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PD는 “우리는 ‘PD수첩’ 현 제작진이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PD수첩’의 전 제작진이 됐다. 왜 우리가 전 제작진이 돼야 하는가. 왜 우리가 프로그램 못 하고 배제돼야 하는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PD는 “우리가 좌천되고 해직된 것은 개인의 불행이지만 그 아픔은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견제 받지 못한 검찰, 경찰이 얼마나 부패하고 국민들을 무시하는가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현 제작진으로서 우리가 가진 조그마한 양심의 소금 한 조각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학수 PD 외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을 제작한 최승호 PD, ‘미국산 소고기, 과연 안전한가’ 등을 제작한 조능희 PD,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다’ 등을 제작한 김재영 PD를 비롯해 최근 부당해고 당한 정재홍, 이소영 작가,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한편 ‘PD수첩’은 MBC 파업 시작 후 현재까지 11개월 동안 불방 상태다. 파업 잠정 중단 이후 기존 제작진은 모두 징계 처분을 받았으며, 기존 ‘PD수첩’ 작가 6명이 모두 해고돼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출간된 ‘응답하라! PD수첩’은 벼랑 끝에 몰린 ‘PD수첩’ 제작진이 진실을 밝히겠다는 이념으로 써내려간 글을 담은 책으로, 외압에 의한 방송 취소와 아이템의 사전검열, 작가진 해고 등 파행을 거듭한 ‘PD수첩’의 지난 4년 그리고 방송 뒷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