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제플린의 로버트 플랜트는 '셀레브레이션 데이' 앨범 발매를 기념해 워너뮤직과 인터뷰에서 "공연 실황을 영화로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공연 후 2년쯤 지나서 이 영상을 봤는데 그 때도 살짝 보고 도망갔을 정도였죠. 화려했던 과거 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셀러브레이션 데이'는 CD와 DVD, 블루레이로도 발매되는 것.
이들은 레드제플린의 명곡 ‘스테어웨이 투 헤븐(Stairway to Heaven)’에 대해서 "그 당시 우리가 뭔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나도 당시 우리가 어땠는지 몰라요. 그저 음악적으로 이 곡은 주요 돌파구였다는 사실 외엔 말이죠. 그리고 이 곡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을 거쳐서 지미와 나 두 명이서 만든 곡이에요. 그는 이미 곡에 관한 실질적인 아이디어가 있었고 우리들 기준으로 봤을 땐 그것은 이미 하나의 성과였죠. 그 이전에 레드 제플린 1,2,3집은 그저 여러 영역을 헤쳐 나가기 위한 자유분방함만 있었을 뿐이니까요"라고 설명했다.
또 "이 곡은 그저 놀라울 뿐이었어요. “야 이것 좀 한번 들어볼래” 따위의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근사한 노래였으니까요. 우리들에겐 흔치 않은 순간이었고 우리 스스로가 뭘 하고 있었는지 몰랐을 정도였어요. 누가 압니까? 우연히 소설책을 한 권 썼는데 그 책이 갑자기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처럼 대단한 것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저 시도 하는 거에요. 마치 “이게 좋을 것 같으니 이렇게 밀고 나가자. 어차피 잃을 것도 없잖아?” 이런 식이었죠. 결국 우린 아무것도 잃지 않았죠"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팀을 해체하게 된 원인이기도 한 드러머 고(故) 존 본햄의 아들 제이슨 본햄이 드러머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지미 페이지는 "아버지가 쌓은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실만으로 제이슨은 가장 어려운 일을 떠맡고 있는 거에요. 하지만 그 역시 우리들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죠"라고 말했고 존 폴 존스는 "제이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이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드러머라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 했어요. 그는 이제껏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어요. 마치 백과사전 같아요. 그는 우리들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그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우리들의 음악을 분석 해왔어요. 게다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들의 음악을 사랑하고 있어요. 우리가 리허설을 할 때 엔딩 파트는 셋리스트에 따라서 언제나 다르게 끝나는데 그럴 땐 항상 제이슨에게 물어 봐요. “이봐 제이슨 여기서 이 부분은 어떻게 마무리 지었지? 혹시 기억하니?” 그러면 제이슨은 항상 이렇게 대답해요. “1971년도의 공연에서 이 부분은 이렇게 끝났고 73년도에는 이런 식으로 조금 다르게 끝났어요” 라면서 말입니다"라고 전했다.
레드제플린은 자신들 특유의 스케일과 웅장함에 대해 "그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아요. 마치 자신도 모르게 발전해 버린 흥미롭고 놀라운 캐릭터와 같다는 느낌이에요. 시작부터 말이에요. 지미의 드라마적 표현력이나 그가 쓰는 간주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직선적인 로큰롤에서 벗어나 언제나 여러 요소들의 환상적인 배치를 선보이죠"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플랜트 레드제플린이 12년의 활동기간 동안 큰 부침 없이 순탄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우리는 열정적으로 타오르다가 묵묵히 사라졌기 때문이죠. 그 당시에 활동하던 밴드들이 아직도 계속 활동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묵묵히 은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얘기해요. 우리가 한때 전성기의 시절을 보낸 건 분명합니다. 지금은 그 시절이 끝나 버렸죠. 하지만 우리는 그런 전성기가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될 수 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던 거에요. 색깔이며 형태가 바뀌어 오히려 그 당시를 더 뛰어넘게 될 수도 있다는 걸 말입니다. 그런 건 정말 환호할 만한 일이죠. 그런 것이 바로 레드 제플린이 지켜온 원칙이었고 결코 그 원칙을 훼손시켰던 적이 없었어요. 우리에게 경쟁자 같은 건 있지도 않았죠.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뿐 그게 전부였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지미페이지는 2007년 재결합 공연에 대해 "로큰롤을 시작하고 오랜 세월이 흘렀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음악으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연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는 거에요. 앙코르처럼 이 모든 이벤트를 장식해야죠. 어쨌든 재미 있었어요. 모든 게 즐거워야만 했어요. 그 과정에 수 많은 감정과 기분들이 교차 했지만 결국은 즐겁게 끝났습니다."라고 소회했다.
로버트 플랜트는 "팻 본햄이 아들을 자랑스러워 하는 일을 하고 싶었구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이자, 롤링 스톤스 공연에서 다친 뒤 돌아가신 아흐멧을 위해서도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당시 o2아레나 추모공연은 확정되어 있었는데… 롤링 스톤스, 에릭 클랩튼, 크림 등이 한다는 소문들이 오가다가 계획이 계속 변경되어 결국 우리가 하게 된 거에요. 리허설을 하면서 우리는 “어쩌면 우리가 지닌 긍지와 어떤 힘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예전 음악을 재현 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라고 말했지만, 우리가 진짜로 Live Aid 콘서트나 아틀란틱 40주년 콘서트에서 했듯이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는 상상했던 이상을 해냈죠. 레드 제플린의 일원이 된다는 건 하루 밤의 파티 같은 것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헌신하고 깊게 빠져 들어야 하는 것이에요. 자켓이나 냅다 걸치듯이 하는 그런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기에 이 공연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레드제플린은 1968년 영국에서 지미 페이지를 중심으로 로버트 플랜트, 존 폴 존스가 결성한 밴드로 1979년까지 총 9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1980년 존 본햄의 사망과 함께 팀은 해체 했다.
이번 라이브 앨범은 2만석이 넘는 런던 O2 아레나를 뜨겁게 달궜던 레드 제플린의 재결합 공연이다. 이들은 2시간에 걸쳐 ‘Good Times Bad Times’, ‘Black Dog’, ‘Since I’ve been loving you’, ‘Stairway To Heaven’, “Whole Lotta Love’를 포함하는 그들의 주옥 같은 명곡 16곡을 연주했다. 워너뮤직은 이들의 공연 실황발매를 5년 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셀러브레이션 데이'(Celebration Day)는 국내 제작되는 2CD버전을 비롯해 DVD, 블루레이, LP 등 총 9가지 버전으로 발매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