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크라이’ 유선 “다신 그 촬영장 가고 싶지 않다”

“매일매일 고통스러운 상황을 뼛속 깊이 느끼면서 촬영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한달여동안 굉장히 예민했던 것 같다. 다시는 그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께 찍은 기억이 난다.”
배우 유선이 15일 서울 한강로3가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언론시사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돈 크라이 마미’는 성폭행을 당한 뒤 세상을 등진 딸(남보라)을 대신해 엄마(유선)가 고등학생인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선은 “이렇게 극한의 고통을 겪는 인물은 처음 연기하는 것 같다”며 “딸이 성폭행 당한 사실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데 끝내 딸이 죽음을 선택한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과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것에 직면 했을 때 분노와 고통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순차적으로 찍은 게 아니라 성폭행당했을 때와 아이가 죽었을 때를 번갈아 가면서 찍었다”며 “감정의 흐름을 놓치 않으려고 한 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아픔을 겪고 결국 자살을 택한 여학생을 연기한 남보라는 “연기하는 나도 이렇게 아픈데 직접적인 당사자들은 얼마나 아플까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 끝마칠 때쯤 든 생각은 그런 사건들이 하나 둘씩 줄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바랐다.

가해자로 나오는 권현상은 “사람이기 때문에 남보라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배우로서는 더욱 악랄하게 해야 했다”며 “최대한 역할에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썼다. 많은 것을 느끼고 학창시절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특히 권현상은 실감나는 욕설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권현상은 “실제는 욕을 잘 못하는데 다른 작품들과 주변 지인들로부터 참고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룹 유키스의 동호도 “연기지만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며 “실제로 악랄하고 나쁜 짓을 가한 친구들이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영화를 많은 분들이 보고 잘못된 것을 깨우치고 뉘우쳤으면 한다”고 바랐다.

동호는 아이돌그룹 이미지에 타격이 있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질문에 “걱정을 하긴 했지만 한 연기자로서 좋은 경험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미지에는 좋지 않겠지만 연기자로서 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
김용한 감독은 “우리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은 미성년 성폭행 문제 등이 이 땅에서 없었으면 좋겠다는게 공통 의식 같다”며 “상업영화지만 사회에 어떤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영화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