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겁이 나서 못했다. 비난 받을까봐”라며 그동안 리메이크 앨범을 시도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전했다.
이문세는 “‘건드리지 말지’ 하는 것이 있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재현해낸다는 게 겁이 났다. 그런데 이번에 비난받을 수 있는 소위 명곡들을 저의 통속적인 상식을 바꾸는 편곡으로 만들었다. 만약 더욱 풍요로운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했다면 안했을 것이다. ‘소녀’가 보사노풍으로 달라졌고, ‘광화문 연가’도 예전엔 반주에 끌려서 따라갔지만 이번엔 지휘자처럼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음악과 벌이는 싸움이 참 재미있었다”고 했다.
‘소녀’와 ‘알 수 없는 인생’은 직접 남미 현지로 찾아가 브라질에서 손꼽히는 드러머이자 프로듀서인 세자르 마샤도 등에 의해 담백한 보사노바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와 ‘광화문 연가’는 아르헨티나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유정연과 현지 뮤지션들이 탱고 리듬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3개월간 해외로 음악 여행을 떠났던 그는 “내 노래가 이렇게도 표현이 가능하구나라며 매번 놀라운 작업이었다. 제 노래를 백지 상태로 놓고 편곡을 맡겼는데 가능성에 깜짝 놀랐다. 반응이 괜찮으면 광산에서 금 캐내듯이 다른 곡들도 작업하려한다”며 “원래는 9~10곡정도 작업했는데 그 중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온 것만 뽑았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소녀’와 ‘알 수 없는 인생’ ‘난 아직 모르잖아요’ ‘광화문 연가’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한편 이문세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단독 콘서트 ‘붉은노을’ 100회를 앞두고 있다. 내달 28~3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서울 공연으로 2년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