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서 파렴치한 문제아 고등학생으로 분한 배우 권현상(31)이 상대 역인 남보라(23)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권현상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 중 ‘돈 크라이 마미’(감독 김용한)에서 성폭행 피해 여학생 역을 혼신 열연한 남보라에 대해 언급했다.
극중 권현상은 같은 학교 여고생을 성폭행한 고등학생 박준 역을 맡았다. 박준은 친구들가과 성폭행을 한 뒤에도 죄책감을 갖기는커녕, 여고생의 비극이 자신들의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파렴치한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교복 연기의 ‘끝판왕’을 선보인 권현상은 “보라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괜히 측은한 마음도 들고,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권현상은 “촬영 당시 보라가 많이 울었는데 정말 나 때문에 운 건가 싶을 때도 있었다”며 “일부러 보라 옆에는 잘 가지 않았고, 말도 잘 안 걸었다”고 덧붙였다.
짧게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박준 등이 피해자 가족과 마주하는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를 울컥하게 한다. 더욱이 성폭행 혐의가 입증됐음에도 불구,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관객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할 전망이다.
실제 성폭행 가해자 역할을 소화한 그였지만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제 3자처럼 실제로 마음이 울렁거린 적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욕을 많이 먹는다면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다는 얘기니까 감사하겠죠. 하지만 연기는 연기일 뿐인데 혹시라도 배우로 안 봐주시고 실제로도 나쁜 놈으로 봐주시면 서운할 것 같아요.”
인터뷰 말미, 권현상은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스스로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내 주위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실제 학생들이 겪고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딘가에 있을, 영화 속 박준 같은 학생에게 그를 연기한 사람으로서 남기고 싶은 말은 없을까. 그는 “인생에 정말 소중한 학창시절을 그런 데 낭비하지 말고, 이런 영화를 보고 본인 스스로를 위해 좋은 생각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학교가 좀 평화로워졌으면 좋겠다”는 담담한 당부를 내놨다.
‘돈 크라이 마미’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어린 딸을 잃게 된 엄마가 법을 대신해 고등학생 가해자들에게 끔찍한 복수를 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당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던 ‘돈 크라이 마미’는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개봉은 22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