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통의 MBC 대학가요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가요제 본선까지의 서바이벌 과정을 리얼 버라이어티 ‘뮤지션의 탄생’(MBC뮤직)으로 생생하게 공개하는 등 다변화를 꾀한 이번 대학가요제가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특징은 예년과 달리 대학교가 아닌 일산에 위치한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대학가요제의 역사는 ‘나 어떡해’가 대상을 거머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회부터 6회까지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대학가요제는 이후 잠실체육관, MBC 공개홀, 장충체육관, 체조경기장 등을 거쳐 1994년부터 전국 각지 대학교에서 진행됐다.
장장 18년 만에 대학 캠퍼스가 아닌 MBC 드림센터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대학가요제 연출을 맡은 김준현 PD는 가장 큰 이유로 음향 문제를 꼽았다.
수년새 급증한 오디션 및 각종 음악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으로 음향적인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기대치나 눈높이가 높아졌는데, 그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음향 장비를 갖춘 대학교가 많지 않다는 것.
김 PD는 “파업 때문에 준비가 늦어진 점, 대학가요제 열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드림센터에서 최고의 음악적 퀄리티로써 대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한 음악을 최상으로 전달해주기 위해 실리적인 부분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김PD는 “과거에도 학교 측의 시설 미비로 인해 대학교가 아닌 MBC에서 하기도 했다. 또 대학생들이 응원할 수 있는 공간적인 협소함 등도 드림센터를 택하게 된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김PD는 “대학교라는 ‘장소’가 아닌, 대학생들이 참가해 대학 문화를 즐기고 향유한다는 점이 대학가요제의 본질이다”며 단순히 대학가요제가 진행되는 장소가 대학이냐 아니냐로 평가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학가요제는 이적, 수지가 MC로 나서며 박칼린, 이은미, 루시드폴, 김경호, 정지찬, 케이윌,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가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또 황찬희 작곡가가 음악감독으로 나서 음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 ‘나는 가수다’ 급 음향을 기대해도 좋겠냐는 질문에 김PD는 “후반작업이 들어가는 ‘나가수’ 만큼은 아니어도 대학 중계 시 발생할 수 있는 음질, 음향 문제 없이 퀄리티 높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