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행동이 옳은 지 그른 지 ‘판단력’을 잃은 채 오매불망 옛 애인 되찾기에 혈안이 된 드라마 속 ‘무개념 집착녀’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이 ‘집착녀’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지구력과 경쟁의식을 자랑한다. 헤어진 애인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기면 포기는커녕 오히려 의욕을 더 불태운다. 헤어진 애인이 진정한 사랑을 하면 할수록 이들의 집착은 더욱 심해진다. 심지어 옛 애인이 결혼을 해도 자신은 결혼도 안 한 채 이를 갈고 기다렸다가 기어이 찾아와 문제를 일으킨다. 혹은 자신이 먼저 결혼을 해도 상대방이 새 출발하는 꼴은 절대로 못 보는 진상 캐릭터도 있다. 드라마 속 무서운 ‘옛 애인 집착녀’들을 모아봤다.
지금까지 이토록 사랑스러운 ‘불륜녀’는 없었다.
진짜 불륜 관계가 맞는 지, 진짜 옹호해야 할 커플이 누군 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미화된 ‘불륜 놀이’를 즐기고 있는 ‘울랄라 부부’ 빅토리아 한채아.
신현준, 김정은 주연의 ‘울랄라 부부’는 위기의 상황에서 ‘영혼 체인지’가 돼 차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수남(신현준)은 전생의 부인이자 현재의 불륜 상대인 빅토리아(한채아)와 핑크빛 사랑을 하고 있다. 항상 밝은 미소와 남자를 당당하게 만들 줄 아는 진정한 ‘내조의 여왕’ 빅토리아. 깊은 사랑에 빠진 탓에 자신의 이기적인 사랑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알콩 달콩 신혼 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남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여옥(김정은)은 이혼을 선택, 하지만 이혼 날 두 사람의 영혼이 뒤바뀌고 말았다. 갑자기 모든 게 바뀐 수남의 모습에 당황한 빅토리아. 하지만 열혈 ‘순정녀’답게 이 모든 걸 감수한 채 수남의 곁을 지독하게 지킨다. 심지어 그의 전 부인의 육체인 여옥의 손을 붙잡고 애절한 눈빛까지 날린다. 수남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것.
두 사람은 엄연한 불륜관계임에도 불구, 과장된 미화와 애절함을 강조해 결국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일부 시청자들은 관련게시판을 통해 “누가 조강지처인지”, “사랑스러운 빅토리아, 어차피 그래도 불륜녀”, “빅토리아는 아내에 자식까지 있는 수남을 꼬신 비도덕적인 여자 아니냐, 제발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묘사하지 마라”, “두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는 불륜이다. 미화 좀 시키지 마라”등 불만 섞인 의견들을 나타냈다.
“당신도 언젠가 나처럼 될 거야, 그래서 기다릴거야”
‘남편 이데아’ 이상윤이 결국 아내 이보영과 첫 부부싸움을 했다. 3년 만에 이들 앞에 나타난 옛 애인 장희진 때문이다.
지난 3일 방송된 KBS2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연출 유현기) 15회에서는 이서영(이보영)이 새롭게 취직한 로펌에서 정선우(장희진)와 마주치며 갈등에 휩싸였다.
판사를 그만둔 후 로펌에 스카우트 된 서영은 첫 출근을 하자마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남편 강우재(이상윤)의 옛 연인 선우와 재회했기 때문.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서영은 과거 회상에 잠겼다. 과거 서영을 찾아온 선우가 “우재오빠 아마 당신하고 결혼하게 될 거다. 내 입장에서는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며 “하지만 기억해라. 이서영씨 당신도 언젠가 나처럼 될 수 있을 거다”고 독설을 퍼부었던 것.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서영은 우재에게 선우를 만난 사실을 숨긴 채 짜증만 냈다. 사실은 안 우재는 서영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부부싸움만 더 커졌다.
선우는 자신을 찾아온 우재에게 쿨한 태도로 미련이 없다고 선언하지만 실상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3년간 칼을 갈아온 선우의 등장에 시청자들의 짜증이 더해진 가운데 우재와 서영의 본격적인 불행의 서막은 시작됐다.
‘배신녀’ 박시연이 예고된 추락이 본격화 됐다.
한재희(박시연)은 지난 1일 방송된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극본 이경희/연출 김진원 이나정) 16회에서 강마루(송중기)와 서은기(문채원)의 사랑에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자신의 출세와 욕망을 위해 목숨과 같던 강마루를 버린 한재희. 모든 것을 이루고 나면 꼭 마루를 되찾겠다는 어이없는 꿈을 꾸던 그에게 마루와 서은기의 결혼 이야기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한재희는 거침없이 강마루의 사무실로 향해 “근본 없는 사람인 줄은 알았지만 부모한테 말도 안하고 이래도 되냐”며 쏘아붙였다.
이어 “목적을 위한 정략결혼 아니냐. 너와 내 관계에 대한 모든 걸 은기에게 털어 놓으면 어떻게 되는 거냐”며 강마루를 압박하려 했다. 하지만 강마루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재희를 비웃었다.
결혼을 취소하라는 재희의 협박에 강마루는 “내가 은기가 필요하다. 이제 은기 없이는 하루도 못 버틴다”고 못을 박아 재희를 절망에 빠트렸다. 마음이 급해진 재희는 강마루와 자신의 관계를 서은기에 알리려고 발악을 했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들은 각종 게시판과 SNS를 통해 “버릴 땐 언제고” “박시연 인생이 진짜 불쌍하다” “힘들어 보이지만..그동안 저지른 잘못이 있어서 마냥 응원하지는 못하겠다” “한재희 추락 어디까지 이어질까” 등 반응을 보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