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무대야 말로 저를 진짜 사람답게 만들어준 감사한 곳이에요. 4년 공백기 동안 항상 그리웠어요. 엄마의 삶만큼 나 자신의 삶도 중요한데…다시 무대에 서게 돼 행복할 따름이에요.”
‘원조 요정’ 슈(본명 유수영, 31)가 4년 만에 꿈에 그리던 무대로 컴백했다. 지난 2010년 농구선수 임효성(31)과 결혼한 뒤 아들 ‘유’를 출산해 육아에 전념해온 그가 뮤지컬 ‘부활, 더 골든 데이즈’(이하 부활)을 통해 오롯이 배우 유수영으로 돌아왔다.
![]() |
스타 걸그룹 출신임에도 불구, 유독 방송 활동 보다도 무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다. 대형 기획사의 엄격한 틀 안에서 생활해오던 그는 공연을 통해 세로운 세상을 보게 됐다고 했다. 슈는 “S.E.S 시절,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없었던 것 같다”며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주어진 틀 안에서 해주는 대로 만 받으며 살았어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법조차 몰랐고 은행에 가본 적도 없었어요. 실생활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었죠.”
슈는 약 8년 전 일본으로 건너가 처음 무대를 접하게 됐다. 그는 뮤지컬 활동을 통해 진짜 단체 생활을 경험했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톱스타들도 일상 생활에서는 전철을 타는 등 스스로 자신의 일을 맡아 한다는 것. 연예인의 삶과 완전한 자신의 삶을 모두 스스로 컨트롤 한다고 했다.
“과거 저는 대중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나 자신은 없었죠. 하지만 무대를 통해 진정한 나의 삶을 찾게 됐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을 깨닫게 했어요.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던 무대에 다시 돌아와 기뻐요. 엄마로서의 삶과, 나의 삶이 적당한 균형을 이루는게 가장 이상적인 것 같아요.”
슈가 복귀작으로 선택한 ‘부활’은 1930년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혼란한 시대상황 속에서 나비연구에 매진했던 ‘나비박사’ 석주명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했다. 슈는 극 중 여자 주인공 지민과 윤희, 1인 2역을 맡았다. 윤희는 인간애와 자연애를 표방하는 석주명 박사를 연모하는 여인.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독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일단 아들 유를 자주 볼 수 없었고, 감도 많이 떨어졌다고 느꼈거든요. 부담감도 심했고요. 다행히 주변의 도움이 컸어요. 친한 애기 엄마들이 육아 부분을 분담해줬고, 현장에서는 동료들이, 집에서는 남편이 다 응원해줬어요.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인터뷰 내내 맑은 눈망울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것은 여전히 활기차게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 바로 열정 덕분이다.
“잠시 나의 존재감에 대해 잊고 지냈는데…요즘엔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에너지원이 돼요. 다른 애기 엄마들의 대리만족(?)이기도 하고요. 주변사람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도록 좋은 무대로 보답하고 싶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싶어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