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김소연, ‘대풍수’로 다시 설욕할까

배우 김소연(32)은 한동안 일이 없었다. 보조 출연자긴 했지만 1994년 드라마 ‘공룡선생’을 시작으로, 영화 ‘체인지’(1997),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2000),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1998) 등으로 주목받았으나 이후 쉬는 시간이 길어졌다.
2000년대 중반 활동이 뜸해졌고 존재감은 없어졌다. 그러다 지난 2007년 부산국제영화에서 파격적인 의상의 화제로 자신이 건재함을 알렸고, 2008년 ‘식객’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영화 ‘식객’ 만큼의 반응은 아니었지만 드라마를 통해 몸을 슬슬 풀었던 그는 ‘아이리스’와 ‘검사 프린세스’, ‘닥터챔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올해 초 그토록 원했던 영화도 다시 하게 된 그는 ‘가비’라는 작품으로 인사했지만 흥행에는 쓴맛을 봤다. 다시 과거의 아픔을 겪어야 하나 걱정했을 거다.
하지만 그는 SBS가 심혈을 기울인 200억원 제작 규모의 기획 드라마 ‘대풍수’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얻었다. 타고난 호기심과 밝은 천성을 지닌 해인 역을 맡은 것. 현재 걸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이 연기 중인 역할이다.
김소연이 이번 역할을 따 낸 건 솔직하고 발랄한 실제 성격 덕분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꺾기도’에 출연해 망설임 없이 한껏 망가진 그의 모습에 이미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감탄을 금하지 못하고 박수를 보냈다. 최근 ‘강심장’에도 출연해 차가운 이미지라는 인상을 지웠다. 예능 프로그램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김소연의 강한 이미지 탓에 밝은 이미지의 해인이 전혀 안 어울릴 줄 알았던 ‘대풍수’의 이용석 PD는 전작 드라마 책임자들의 평가를 듣고 김소연을 향한 마음을 열었다.
이 PD를 설득하게 한 건 ‘검사 프린세스’의 진혁 PD. ‘닥터챔프’ 연출자에게 김소연에 대해 물어보고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미심쩍어하던 이 PD는 “개콘 꺾기도 못 보셨어요? 그것 보면 김소연과 하셔도 될 거예요”라고 한 진혁 PD의 말을 듣고 김소연과 함께 하기로 했다.

드라마는 혼자서만 애쓰고 노력해도 흥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요인도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대풍수’가 아역 연기자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호응이 없어 성인 연기자들을 아쉽게 하고 있지만, 김소연을 비롯한 연기자들은 파이팅하고 있다.
자신이 왕으로 나오면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징크스를 고백한 지성은 이번에는 왕이 아니고 킹 메이커 역할 지상이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대풍수’에 올인 하고 있다. 이 PD가 반야 역에 너무도 잘 어울린다며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낸 이윤지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대풍수’는 고려말, 조선초 왕조 교체기를 배경으로 조선 건국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조명한다.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했던 도사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성인 연기자들이 나오는 1일부터 흥미롭게 다뤄질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