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강남인 김모(36)씨는 최근 입주 1년이 안된 오피스텔에 월세로 이사를 했다. 신축된 지 얼마 안 된 오피스텔인 만큼 시설도 깨끗하고 지하철역과도 가까워 생활이 편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주차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씨의 사정은 이렇다. 처음 부동산중개업소와 계약을 할 때 주차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입주를 결정했는데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것.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면적으로 132㎡에 한대가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나 이사 온 오피스텔은 공급면적이 60㎡로 132㎡에 절반 수준의 면적이기 때문에 월주차비 15만원 중 50%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나마 주차를 당장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주차공간이 부족해 선착순으로 입주한 신청자에게 주차 우선권을 준다며 기다리라는 통보만 받았다.
이에 김모씨는 당장 승용차를 인근 사설주차장에 맡겨야 했고 월주차비 2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월세 70만원에 생각지도 않은 주차비 20만원까지 총 90만원의 월세를 지불한 셈이 됐다.
리얼투데이 김지윤 연구원은 “최근 소형주택의 공급이 급증하면서 상당수 세입자는 주차를 못하거나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 이라며 “소형주택 선택 할 때는 주차 가능여부, 추가 주차비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피라”고 조언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된 도시형생활주택 3만3,833가구의 84%가 30㎡ 미만의 초소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인당 주거면적(36㎡)에도 미치지 못하는 면적으로 주차면적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익형부동산을 공급하는 주택업계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남에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결합 상품을 공급한 한 건설사관계자는 “시도별로 다른 주차장 설치 기준 때문에 공급면적이 같아도 전용률이 달라진다”고 말하고, “그렇다고 시도별 주차 기준을 무시하고 지을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며 되물었다.
서울시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 주차 기준은 전용면적 30㎡ 이하는 실당 0.5대 이상, 60㎡ 이하는 실당 0.8대 이상의 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 성남시의 경우는 전용면적이 30㎡ 이하인 경우 0.7대 이상을 설치해야 하는 등 지역마다 시도별도 다르다. 따라서 적용면적 30㎡ 이하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성남이 서울보다 실당 0.2대 정도 주차장을 더 만들 수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주차기준은 전용 60㎡당 1대, 준주거. 상업지역 120㎡당 1대, 역세권, 학교주변 등 주차장 완화구역은 200㎡당 1대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연봉을 몇 년간 모아도 대출 없이 집을 구매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요즘 20~30대 젊은 층들은 내 집마련 보다는 레저나 자동차 구매를 통해 자기투자에 강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임차인의 대다수가 20~30대 연령대라고 감안한다면 주차기준이 현실성 떨어지는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업계에서도 주차문제에 대해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주차난 해결을 위해 각 종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으며, 실제 아이디어를 현장에 도입한 단지도 눈에 띈다.
분양 중인 서희 스타힐스 센텀 프리모와 강남 지웰홈스 단지는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의 경우 오피스텔 단지의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기계식 주차장과 자주식 주차장을 혼용해서 설계하는데 반해 451대의 주차공간 모두가 100% 자주식 주차장으로 설계됐다.
또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는 지하 3층부터 지하 8층까지 5개 층에 이르는 지하주차장 공간을 갖추고 있다.
주차문제를 서비스로 해결하는 단지도 있다.
수목건축가 공급한 수목 마이바움(MAIBAUM)망우의 경우, 단지 내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카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목건축 서용
[매경닷컴 조성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