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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원하는 이상적 지도자라는 갈망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병헌의 연기력도 한몫했겠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대통령 선거 시즌과 맞물려 호응을 얻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내달 22일 개봉하는 ‘남영동 1985’(감독 정지영)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자마자 충격과 아픔을 전했다.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수기 ‘남영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민청련 사건으로 1985년 9월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22일 동안 참혹한 고문을 당했던 일을 담았다.
감독이 전작 ‘부러진 화살’에 이어 또 한 번 던지는 ‘돌직구’는 너무나 적나라해 가슴에 와 꽂힌다. 무엇을 생각했던 더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내내 불편하고, 함께 고문을 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내달 29일 개봉하는 ‘26년’(감독 조근현)도 핫이슈 영화다.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사람들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전직 대통령을 단죄하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이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피해와 그 피해가 낳은 현실의 아픔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관객들이 제작비를 모아 만드는 제작두레 방식을 도입,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총 7억여원이 모였는데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다른 말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개봉한 ‘MB의 추억’(감독 김재환)도 있다. 2007년 MB의 시선으로 바라본 유권자 이야기를 다루며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정산 코미디인 영화는 4개관에서 시작했지만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상영관이 늘고 있다.
사회 문제를 다룬 영화들도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돈 크라이 마미’(감독 김용한)는 배우 남보라의 눈물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성폭력으로 세상에서 하나뿐인 딸을 잃게 된 엄마가 법을 대신해 고등학생인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를 다뤘다.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등장하는 성폭력과 관련해 우리 시대의 아픔을 전한다.
남보라는 부산에서 관객을 만나 “연기를 하면서 굉장히 많이 슬펐고,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울었다. 그 사람들의 상처가 느껴져 마음이 아팠고 그들의 심정을 모두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눈물을 보여 관객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11월22일 개봉 예정이다.
최근 막을 내린 일본 도쿄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따내며 엄청난 관심을 받은 ‘범죄소년’(감독 강이관)은 우리사회의 이면을 제대로 파고 들었다. 소년원을 드나들던 범죄소년이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감춰져 있던 냉혹한 진실과 마주하는 아들과 엄마는 일반 관객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11월22일 관객을 찾는다.
신인감독의 독특한 시선이 돋보이는 ‘비정한 도시’(감독 김문흠)는 심야의 택시사고를 시작으로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충격적 비극을 담는다. 하나의 사고가 연쇄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이 충격적인 영화는 우리 사회의 외피를 덮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뤘다. ‘뺑소니’, ‘장기적출’, ‘자살’, ‘납치’, ‘불륜’, ‘학교 폭력’ 등이 얽히고설킨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든다. 25일 개봉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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