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 방가!’에 이어 또 다시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은 코미디 장르에 익숙한 김인권의 장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몸으로, 얼굴로, 행동으로 웃긴다. 시대적 배경은 학생운동이 한창인 1980년대 대학이지만, 그리 심각하고 폭력적으로 묘사되진 않는다. 육상효 감독은 특유의 웃음 코드를 김인권이라는 배우에 녹여 재미를 주려 했다.
영화는 중국집 배달부 강대오(김인권)가 대학생 예린(유다인)에게 반해 전대협 소속 열혈투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대학 문턱은 배달 할 때나 밟았는데 하루아침에 혁명의 중심에 서게 되는 대오. 예린으로부터 자장면 값으로 받은 돈에 적힌 생일파티가 진짜 축하자리인 줄 알고 고백을 하러 갔으나 알고 보니 미국 문화원을 점거하고 투쟁을 위해 모인 자리라 곤란에 처하게 된다.
얼떨결에 모임에 합류하게 된 그는 경찰 병력과 대치하고, 또 예린을 구하기 위해 앞장서면서 혁명의 중심인물이 되어간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극 초반은 약간 지루하지만 일찍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육 감독과 김인권의 콤비 플레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소룡을 좋아하는 배달부인 대오가 특유의 발차기를 선보이고, 단무지를 이용해 만든 쌍절곤으로 경찰과 대결하는 장면도 웃기다. 몇몇 상황들은 정말 배를 잡고 웃어야 할 지경이다.
뮤지컬계 스타에서 충무로 보석이 된 조정석이 혁명투쟁에 나선 민중가요계의 조용필이 돼 노래실력과 존재감을 과시하고, ‘보통의 연애’로 인기를 끈 유다인이 대오의 첫사랑 여대생, 코믹 전문 박철민이 김인권의 배달 동지로 등장해 극에 도움을 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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