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과 싸이의 불화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둘의 갈등은 김장훈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투데이에 자살 암시글을 올리면서부터다.
8일 중앙일보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장훈은 지난 5일 오전 1시께 미투데이에 "약을 너무 먹었나 봐요. (…) 믿는 이들의 배신에 더는 못 견디는 바봅니다. 혹시라도 저 너무 욕하지도 말고. 상심하지 말기. 형이 미안하다. 간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싸이와의 갈등 때문에 힘들어하던 김장훈이 자살을 암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이후 증권가 정보지에서 두 사람의 갈등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날 한 기자가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김장훈이 싸이와 좀 속상한 일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을 증식시켰다.
두 사람과 함께 일하는 한 측근은 김장훈의 자살 암시글에 대해 "(김장훈이) 평소 잠이 오지 않을 때 종종 수면제를 복용해 왔다. 이날도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수면제를 먹어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병원에서 위세척 등 별도의 외부적 조치를 할 정도는 아니었고 안정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5시 김장훈이 "이제 깼습니다. (중략) 거짓말하기 싫고요. 그거 맞고요"라는 글을 올려 자살 시도를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힘을 실었다.
둘은 2003년 김장훈이 싸이의 단독 콘서트를 연출하며 연을 맺었다.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싸이는 김장훈의 어깨너머로 배운 것으로 직접 자신의 콘서트를 연출했다.
그러자 김장훈은 싸이가 자기 것을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싸이는 선배에게 배운 것이 표절이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2006년까지 두 사람은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부으며 공연 경쟁을 벌였고 사이가 멀어졌다.
둘은 2007년 싸이가 재입대 등으로 힘들어할 때 김장훈이 조력자 역할을 맡으면서 좋아지기 시작했다. 김장훈은 싸이에게 군대에 갈 것을 직언한 후 그가 전역할 때까지 곁을 지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싸이는 입대하기 전 김장훈에게 '소나기'라는 곡을 선물했고 김장훈은 군 복무 중인 싸이에게 수차례 면회를 갔다. 싸이도 이러한 고마움을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후 2009년부터는 '한 판 뜬다'는 뜻의 합동 콘서트 '완타치'를 열었다. 전국투어를 돌며 지난해 말까지 30만명을 끌어 모았지만 공연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는 지난해 '완타치' 공연 당시 "장훈이 형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하다. 차용하는 것을 싫어한다. 결국 내 공연에 형이 와서 언쟁이 있었고 2004~2006년 말도 안 하고 냉전기를 보냈다. '소나기'를 부를 때나 화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말 김장훈은 '손뼉 칠 때 떠나야 한다'며 '완타치'공연을 접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두 사람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김장훈은 지난 5월 MBC TV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싸이와 공연 표절 시비 끝에 난투극을 벌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씨의 무대를 도왔던 스태프 다수가 싸이에게 가버려 김 씨의 상실감이 커졌다'는 추측도 있다.
6일에는 싸이와 김장훈의 불화설을 해명하는 보도가 나왔다. 싸이가 5일 오후 강원 춘천 군부대 위문공연을 마친 뒤 김장훈을 문병했다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이날 싸이는 부산국제영화제 행사를 마치고 JTBC 기자와 만나 "장훈이 형이 지금 몸이 굉장히 안 좋다. 그래서 어제(5일 밤) 찾아봤던 것도 맞고 그냥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고, 올라가는 대로 찾아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장훈이 SNS에서 밝힌 내용과는 다르지 않으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아니다. 저희가 워낙 자주 좀 그런 일이 있다. 괜찮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장훈은 6일 오후 "당분간 글도 안 올리고.11일 앨범 발매까지 다 미루고(전문용어로. 망한거죠) 혼자 삭이고 당분간 제 맘 정리할 때까지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데 왜 자꾸 상황을. 이렇게. 언론 플레이로갑니까"라는 글을 남겨 싸이와의 불화설을 해명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러려고 6개월 만에 찾아와 밀고 들어왔나. 담소를 나누고 병상을 지키다. 하하 참~미치겠네요. 결국 진흙탕이 되나?"라며 "제발. 저 좀 놔둬 주십시오. 저도 힘듭니다. 진짜. 쉬고 싶습니다. (…) 오죽하면 제
이에 대해 싸이 측은 "싸이가 병문안을 온 뒤 분위기가 괜찮아 상황이 좋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장훈의 소속사는 14일 예정이던 신곡 발표를 연기했다.
[한설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