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인기 속에 종영한 MBC ‘골든타임’(극본 최희라/연출 권석장)은 의료 에피소드 중심 전개의 성공 가능성을 넓힌 차원이 다른 의학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골든타임’은 드라마 내 단골 소재인 남녀간의 러브라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불구,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특히 최인혁(이성민 분), 신은아(송선미 분)가 그려낸 ‘밀당’은 다름 아닌 시청자와의(?) 그것이었다.
실제로 최인혁-신은아의 러브 라인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던 반면, 드라마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었던, 특히 국내 의학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건 적당히 감질 나는 멜로 덕분이었다는 평도 적지 않다.
반응이 이렇다 보니 ‘골든타임’ 제작진 역시 병원 내 사랑 이야기에 크게 치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멜로가 될 뻔 한 사이를 연기한 당사자들은 어떨까?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성민, 송선미는 모두 “멜로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성민은 극중 최인혁과 신은아 사이의 관계를 곰곰이 되짚으며 2% 부족했던 멜로에 아쉬움을 표했다.
“처음부터 멜로 할 생각이 없었어요. 인혁과 은아의 관계는, 대놓고 멜로 한 적이 없거든요. 그냥 늘 진지하게 쳐다봤고. 송선미 씨랑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우리 처지가 중요하다는 얘기. 창고 같은 방에서 아등바등하는, 그런 존재였죠. 그게 시청자들에게 (아련하게) 다가간 것 같아요. 정말 처절하게 살아왔던 애가 수술방 떠난다니까 실망하고 울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그래서 운 거고, 병원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딱하니까 그렇게 쳐다본 거고. 계약직으로 와서 생고생 다 하던 여자 놔두고 가려니 미안하고, 또 유일하게 최인혁을 컨트롤 해주던 신은아도 관둔다 하니... 그런데 이상하게 멜로로 가다 보니, 이게 동료애냐 멜로냐 의견이 분분했죠.”
그냥 본, 그 아련한 눈빛에 ‘골든타임’ 시청자들은 쓰러졌다(!). 애써 멜로를 ‘연기’ 하지 않은, 최인혁과 신은아로 자연스럽게 녹아든 두 사람의 눈빛 교환은 그 어떤 중독성 있는 멜로 신보다 뜨끈하고 은근했다.
그래도 멜로를 하지 못 한 데 대한 아쉬움은 남는단다. “좀 더 갔으면 좋았겠죠. 선미 씨도 아쉬워 할 거예요. 마지막 엔딩 신에서 ‘손 잡을까? 그랬었는데 하하. 결국 못 잡고 넘어갔네요.”
송선미 또한 이성민과 마찬가지로 “멜로가 없어서 아쉬웠다”는 입장을 비쳤다. “과한 멜로를 바란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후반부에는 멜로가 아예 없는 것처럼 연기해야 해서.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죠. 무언가 놓치지 않는 끈은 갖고 갔어야 하지 않았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애를 태워 더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는 데 대해선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에 남은 신은아는 과연 최인혁과 결혼 했을까?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잠시 동안 망설인 송선미는 “결혼까지는 아직 아니지 않을까요”라며 “시작하는 단계 정도”라고 신은아 샘(!) 특유의 눈웃음을 보였다.
언젠가 제작될 ‘골든타임’ 시즌2에서는 최인혁, 신은아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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