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10일 오후 10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공연에는 약 7만명(주최측 추산)의 관객이 몰렸고 경찰병력 700명, 안전요원 300명이 투입됐다. 또 세종로 로터리와 태평로, 한국은행 주변 등 주요 교차로의 교통을 통제했다. 월드컵 이후 좀처럼 볼 수 없는 진풍경들이 연출됐다.
오후 10시 무대에 등장한 싸이는 “내가 여기에 자주 와봤지만 이런 모습은 말도안된다”며 장내를 정리하고 다시 들어갔다. 싸이는 이어 거대한 폭죽과 함께 ‘라잇나우’(Right Now)와 ‘연예인’ 두곡을 연달아 부르며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흔들어주세요’ ‘새’ ‘나 이런 사람이야’ 등 신나는 댄스곡이 이어졌고 싸이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감동적인 발라드 곡인 ‘아버지’가 울려 퍼지며 관객들은 짠한 감상에 푹 젖어드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장에는 싸이의 부친과 두 딸, 아내가 객석에서 싸이를 응원했다.
싸이는 “이곳(시청)은 온 국민이 하나의 목적 목표를 가지고 모이는 곳이다. 가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이런 곳에 내가 섰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사실 1위를 못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이어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대를 갖게 해준 서울 시청에 감사드리고 경찰 많은 분들이 쉬지 못하고 예정된 공연도 연기하고 대중교통도 연장운행 이 공연을 위해 배려를 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싸이는 “11월 중순 말쯤에 미국에서 후속곡을 내야 한다. 죽어버릴 것 같다. 곡 쓰면 끝나는게 아니라 춤 만들고 뮤직비디오 만들어야 한다. 굉장히 밝으려고 애쓰지만 사실 너무 힘들다. 하지만 이 광경을 보라.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잖아. 너무 힘겹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기대치가 커져서 부담스럽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기대를 많이 해달라. 그 기대에 부응하게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싸이가 무대 밖으로 퇴장하자 관객들의 앙코르와 환호가 쏟아졌고 다시 무대에 등장한 싸이는 ‘붉은노을’ 등의 노래와 ‘언젠가는’, ‘챔피언’이 연달아 공연됐고 다시한번 ‘강남스타일’이 나오자 7만명의 관객들이 떼춤을 추는 장관을 연출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싸이는 약속한 대로 웃통을 벗고 말춤을 췄다.
무료공연이었음에도 불구 약 4억원의 공연제작비용을 서울시가 지원하면서 레이저와 폭죽 미러볼 등 무대 장치들이 동원되며 공연 퀄리티는 싸이의 일반적인 공연 못지 않게 화려하고 버라이어티 하게 꾸며졌다.
특히 이날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 되며 7만명이 동시에 말 춤을 추는 장면 역시 전세계인들이 함께 지켜볼 수 있었다.
싸이는 종종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순히 웃기는 가수가 아니라 정말 화끈하게 잘 노는 가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왔다. 이 같은 바람을 이날 공연에 함께한 7만 명의 관객과 함께 ‘제대로 놀 줄 아는 한국 스타일’이 무엇인지 전 세계인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준 것.
실제로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싸이가 미국 내에서 제대로 된 투어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유수의 대형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으로 활동 방향을 잡는다면 ‘강남스타일’ ‘말춤’이라는 키워드로 반짝하는 것이 아닌 롱런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싸이는 공연 마지막에 "이런 상황에서는 안마실 수가 없다"며 소주를 병째 마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싸이의 공연을 위해 세종로 로터리와 태평로, 한국은행 주변 등 주요 교차로의 교통을 통제했다. 지하철 운행 시간도 1시간씩 연장되며 공연이 끝나는 자정 무렵 시청역에는 열차를 1호선 4회, 2호선 6회 등 총 10회 배차를 늘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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