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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상은 했어요. 솔직히 어느정도는 기대도 했고요. 1년여만에 컴백인데 뭔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기도 했어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알수 없지만 진화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나봐요. 논란이 있다면 그건 그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송지은)
물론 단순히 섹시하다는 건 이들에게 의미가 없다. 실제로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들은 시크릿 말고도 많다. 또 섹시 콘셉트란 사실 한번 시도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모험일 수도 있다.
“비교적 섹시한 쪽에 가까운 ‘마돈나’에서 깨끗하고 밝은 이미지의 ‘샤이보이’로 넘어 갈 때를 생각해 보면 그다지 불안하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건강미와 대중성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섹시함을 표방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장점들이 포함돼 있는게 사실이고요.”(전효성)
이번 앨범의 색깔과 가장 잘 맞는 멤버는 단연 징거다. 사실 징거는 팀의 래퍼로서 그동안 밝기만 한 이미지의 곡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포이즌’에서 자신의 역량과 개성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레코딩 부터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앨범이었어요. 무대에 서 있을 때는 가장 잘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저를 위한 노래라는 생각까지 들어요.”(징거)
멤버별로 섹시 콘셉트에 대한 기대와 효과도 충분히 고려했다.
“전 예능활동을 많이 하다보니 아무리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해도 관심도나 주목도가 떨어졌었던 것 같거든요. 이번 무대를 통해서 기존의 예능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고 실력도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요.”(한선화)
화끈한 이미지 변신 뿐 아니라 4년 차 가수답게 내면의 변화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추석특집 녹화를 하는데 문득 우리에게 후배들도 많고 어느정도 자리도 잘 잡았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그에 비해 친구들이 많지 않아서 좀 안타까웠어요. 멤버들끼리야 어느 팀 못지않게 돈독한데 친구들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은 거죠. 이제는 사람들도 더 많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송지은)
무대에 올라가는 일과 그 후에 오는 여가의 경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다.
“1년 동안 준비를 했다는 말은 솔직히 사실이 아니죠. ‘다음 주 녹음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1년의 상당부분을 보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연습하는 시간, 일하는 시간과 저만의 사생활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못하더라고요. 물론 그만큼 연습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만 이제는 일과 삶을 명확히 구분해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크릿일 때와 한선화 일 때를 잘 구별하는 것도 분명 능력이니까요.”(한선화)
“비슷한 이야기인데 독립적인 사람이 되야 할 필요도 많이 느껴요. 동사무소 한번 제대로 가본 적이 없다면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단단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한 숙제에요.”(전효성)
어쩌면 변화란, 특히 섹시콘셉트를 시도하는 식의 변화는 걸그룹들의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크릿의 변화는 단순히 외형만의 변화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내면의 변화가 드러난 것이고 이는 진짜 진화했다는 증거가 될 만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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