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이 같은 변화는 톱스타들의 매니지먼트를 기반으로 제작에 뛰어들 때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SM은 그동안 드라마 ‘맨 땅에 헤딩’ ‘파라다이스 목장’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 드라마 제작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이번 장동건 등의 배우를 영입한 것은 드라마와 영화에 이르는 영상 콘텐즈 제작 환경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최대치의 포석이다.
김영민 대표는 SM C&C의 전신인 BT&I 인수 당시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 및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사업을 추진한다”며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한류’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콘텐츠로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해외 선 판매 방식 등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낸 상태다. SM은 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점유율을 키우게 될 전망이다.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 김병만 등 코미디언 MC들의 영입은 현재 국내 방송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보다. 최근 종편과 케이블의 약진에 따라 예능프로그램의 외주제작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 강호동 등의 스타들을 확보함에 따라 SM이 국내 방송계에서 예능프로그램 외주제작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SM의 예능 진출은 SM의 범 아시아권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통해 그동안 언어적 문화적 장벽 때문에 수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던 예능의 해외 수출이 시도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공룡 엔터사의 출범에 우려의 목소리도 따른다. 드라마의 경우 국내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였던 소위 ‘배우들 끼워 팔기’가 지극히 당연하게 벌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 그만큼 대형 기획사에 속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회를 뺏길 수 밖에 없는 배우들이 생기게 될 것이다.
예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와 달리 아직까지 예능의 경우 방송사 자체제작이 비교적 일반적인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SM과 같은 거대 예능제작사의 태동은 향후 드라마 시장이 겪었던 배우들의 몸값부터 캐스팅에 이르기 까지 모든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반복해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드라마 예능을 막론하고 창작과 관련한 전체적인 분위기가 경직되고 보수화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공룡 엔터사’ SM이 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란 최대한 수익성을 담보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다시말해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는 회피하게 되는 경향을 보이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드라마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해외 시장의 기호와 취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어디선 본 듯한 스토리에 뻔한 배우들만 출연하는 드라마들만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SM이 가요 시장에서 아이돌이라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지만 이들의 음악이 ‘천편일률적이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