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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국민 드라마’를 만난 건 어쩌면, 배우들에게 복권 당첨과도 같은 행운. 최근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스타투데이와 만난 오연서는 연신 싱글벙글 했다.
“‘넝굴당’이요? 로또죠.(웃음) 시놉시스를 처음 읽고 ‘아 이건 대박이구나’ 느낌이 왔어요. 어떻게든 들어가고 싶었죠. 오디션에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오연서는 극중 된장녀 타입의 못된 시누이로 분해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실제로 이런 손아래 시누이가 있다면 시집살이가 얼마나 고달플까 생각하게 될 정도로 리얼 ‘시월드’를 보여줬다.
“(못되게 구는 장면이) 다른 씬들보다 잘 나와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았던 것 같아요. 제가 봐도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실제로도 그런 성격인 것 아니냐고 오해하셔서 가끔 속상하기도 했지만, 제 연기를 잘 봐주신 거라 생각해요.”
오빠 방귀남의 부인, 차윤희 역을 맡은 배우는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남주였다. “워낙 대선배님께 독설을 해야 해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언니가 워낙 유쾌하게 받아주셔서 잘 나온 것 같아요. 실제로는 굉장히 예뻐해 주셨죠. 많이 붙는 만큼 많이 챙겨주셨고, 엄하게 하신 적 없이 늘 잘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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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해는 ‘된장녀’ 논란까지 이어졌다. 실제로는 지금도 부모님께 한 달에 30만원 가량 용돈을 받아 쓰는, 된장녀와는 거리가 먼 오연서로서는 혀를 내두를 일이다. “말숙이는 사치가 굉장히 심했지만 평소 전 그런 타입이 아니에요. 많은 분들이 잘 어울린다고 하시는데, 저로선 명품백에 ‘아가야’라고 말을 거는 말숙이 자체가 신선한 쇼크였죠.”
‘넝굴당’ 이후, 일각에선 오연서에 대해 고소영, 김희선, 최정원의 뒤를 잇는 ‘국민 막내딸’이라는 호평도 내놨다. 기분 좋은 칭찬에 오연서는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말을 이었다.
“워낙 당대 최고의 여배우분들이신데, 그 분들과 함께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해요. 많은 드라마들 속에 막내딸은 늘 존재하는데, 우리 드라마가 잘 됐고 웰메이드 드라마였기 때문에 사랑받았다 생각해요. 다 잘 써주신 작가님 덕분이죠.”
데뷔 초, ‘김희선 닮은꼴’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던 오연서는 어린 시절부터 범상치 않은 미모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콤플렉스도 있었다. 지금으로선 믿기 힘든, 바로 ‘노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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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걸그룹 ‘LUV’로 연예계에 발을 내디딘 오연서는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을 시작으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여고괴담5’, ‘대왕세종’, ‘돌아온 뚝배기’, ‘거상 김만덕’, ‘동이’, ‘동안미녀’에 이르기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열심히 연기자로 살아왔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 운은 그녀에게서 멀리 있는 듯 했다.
“가끔은 시간을 돌리고 싶을 때도 있어요. 솔직히 이렇게 힘들 줄 몰랐거든요. 잠에서 깼을 때, 다시 데뷔 전인 중학교 2학년 때로 돌아가 ‘아 모든 게 꿈이었구나’ 생각했으면 했던 적도 있고요. 옛날로 돌아간다면? 공부 열심히 할래요(웃음).”
연기자의 삶을 포기할까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 데뷔하는 것 같은 느낌”이란다.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상황이 더 감사하고 소중한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해서 조금 불안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사랑받고 싶습니다. 선배들의 연기에 제가 영향을 받듯이 누군가 제 연기를 보고 치유되고,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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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해보고 안 되면 그만 두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넝굴당’을 만나게 됐죠. 이쯤 되면 아마도 계속 연기 하라는 뜻 아닐까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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