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덕에 드러난 제작비보다 큰 홍보비

영화 ‘피에타’는 순 제작비가 1억5000만원이다. 제작비가 점차 늘어가는 한국영화에서 이렇게 적은 돈으로 한 편의 대단한 영화를 만든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까지 따냈다.
김기덕 감독이 여러 자리에서 스크린 독점 등과 관련해 “돈이 다가 아니지 않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영화계는 물론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작비보다 4배나 높은 ‘피에타’의 마케팅 비용에도 눈길이 쏠린다. P&A(Print&Advertisement)라고 불리는 비용이 자그마치 7억원이다. 영화가 만들어진 뒤 관객에까지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왜 그럴까.

‘피에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광고비용으로 약 3억원을 썼다. 오프라인 광고는 베니스 영화제 수상이 확정된 후 케이블채널 CGV와 OCN에 광고를 했고, 주요 포털 사이트에 온라인 광고를 게재했다.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등에 5000만원 정도가 사용됐다. 나머지 비용 3억원 가량은 극장 배급, 디지털 상영 등과 관련해 투입됐다.
하지만 ‘피에타’는 P&A 비용을 최소화한 편이다. 지상파 방송 3사, 영화전문지 등에도 광고를 하지 않았다. MBC TV ‘무한도전’ 같은 인기 프로그램 앞뒤로 한 번 광고가 들어가는 비용에는 1500~2000만원이 든다. 그것도 최소 1억원을 한 방송사에 광고로 투자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요즘은 광고비 7~8억원을 써야 사람들이 그 영화에 대해 조금 아는 정도”라며 “할 걸 다 하려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꽤 된다. 특히 큰 영화는 비용을 더 들일 수밖에 없다. 남들만큼 하지 않으면 인지도가 떨어지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연배우인 조민수, 이정진과 촬영 스태프 등은 일정 수익 이상이 나면 그때부터 일종의 배당금을 챙기는 러닝개런티 계약을 했다. ‘피에타’ 측에 따르면 손익분기점은 약 25만명선이다. 50만 관객을 넘으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두루두루 꽤 괜찮은 수입을 얻게 된다. 김 감독은 수익이 나면 절반을 스태프 몫으로 떼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현재 누적관객은 24만3742명(영진위 기준)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