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크레용팝에게는 ‘리더’가 없다. 크레용팝 멤버들은 리더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런건 없다”고 딱 잘라말했다. “모두가 각자 잘 알아서 하는데 누가 누구를 굳이 이끌어야 할 필요가 있냐”는 거다. 이들은 “어차피 리더가 누구다는 것도 인터뷰나 방송에서 물어보니 정하는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어차피 소속사에서 스케줄 관리를 받는 입장에 리더라고 다를 것도 없는 노릇이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리더만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도 사실이다.
첫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이들에게 없는 것을 또하난 발견할 수 있다. 가식이나 형식에 대한 구애가 없다는 것.
크레용팝은 “걸그룹들은 기본적으로 예쁘고 요정 같은 이미지가 많은 것 같다. 너무 많은 것 같지 않나 싶다. 우리는 호감 있고 개성 있고 개구쟁이 같은 우리 원래의 이미지를 그대로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예쁘단 소리가 좋기는 하지만, 뭐 어떤가”며 웃었다.
데뷔 과정에 대한 질문들에도 거침없이 솔직 담백하다.
초아는 “예고를 가고 싶었는데 결국 못가게 됐고 결국 진학했던 인문계 고등학교는 자퇴해 버렸다. 이후에 서울예대 연영과에 진학했고, 숱하게 오디션을 보고 그만큼 탈락하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초아의 쌍둥이 동생 웨이는 “인디밴드 보컬로 활동하면서 작사 작곡을 하면서 잘 지내다가 언니가 먼저 회사에 들어가고 저도 함께 데뷔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엘린은 “사실 저는 노래를 잘 못했어요. 사람들에 노래를 불러주고 싶은데 안되는 거죠. 또 당시에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남자친구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노래 연습을 시작해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다.”고 예상 못한 답변을 내놨다.
소율은 “전 원래 청순한 이미지다”며 “고등학교 때 캐스팅 된 걸 계기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소율은 소위 얼짱 출신이다. 당시 소율과 함께 연습생으로 있던 친구들은 시크릿으로 데뷔했다.금미는 모낭분리사라는 이색적인 전직을 가지고 있다. “조무사 자격증도 있다. 어렸을 때 막연히 꿈꾸기만 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너무 해보고 싶더라. 그래서 댄스학원을 다니면서 풀었는데 그 때 기회가 생겨서 결국 여기까지 왔죠.”
크레용팝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한 게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요즘은 다들 오디션 볼 때 부터 회사의 규모를 따지더라고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수 있고 무대에 설 수 있다면 다른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특히 우리가 남들보다 함께 즐겁게 할 수 있는 건 누가 시켜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크레용팝은 “신인상도 좋지만, 우리 목표는 클럽에서 우리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신나게 노는 걸 보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가서 우리 노래에 맞춰 신나게 놀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고 덧붙였다.
크레용팝 말대로 여신들, 요정들만 넘치는 가요계에 솔직 담백하고 자유분방한 이들이 대중들과 얼마나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지 기대해 볼 만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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