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KBS 드라마제작진은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 ‘차칸 남자’ 제목 논란과 관련해 “기억을 잃고 뇌손상을 입게 된 극중 인물이 일기장에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로 기재한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며 제작진의 창의성을 이해해주는 아량을 당부했다.
제작진은 일기장의 틀린 표기법에 대해 “뇌손상을 입게 되는 은기가(문채원) 마루(송중기)를 보며, 자신의 일기장에 ‘차칸 남자’로 잘못 기재할 수밖에 없는 사연을 제목으로 인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또 “‘차칸 남자’라는 제목은 사랑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하고자 했던 한 남자(송중기)가 스스로 본성을 되찾게 만드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드라마상 전개과정을 극적으로 표현한 핵심 단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말아톤’이 자폐아동인 주인공 초원이가(조승우) 일기장에 마라톤을 ‘말아톤’으로 기재한 사례와 같이 영화제작진이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임에도 ‘말아톤’을 제목으로 채택한 것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이번 제목 설정이 극의 흐름을 반영한 제작진의 창의적 표현을 위해 맞춤법 오기가 불가피했다”며 거듭 이해를 당부했다.
앞서 국립국어원, 한글학회 등 한글단체들은 최근 ‘차칸남자’라는 드라마 제목이 한글을 파괴하는 표현이라며 KBS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시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KBS 측은 제목 수정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고, 한글단체들은 13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전해 논란이 증폭됐다.
‘차칸 남자’는 사랑만이 전부였던 한 남자의 처절한 삶과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 드라마로, 송중기, 문채원, 박시연 등이 출연한다. 예정됐던 제목 그대로 12일 오후 9시55분 첫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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