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8일 오후(현지시각) 베니스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번 수상의 의미는 크다. 한국영화는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이후 7년 만에 베니스 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다. ‘피에타’는 오랜만에 초청받은 한국영화인데다가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특히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처음이라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국영화는 베니스에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가 1987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2002년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이 감독상을, 문소리가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활약을 했었지만 황금사자상은 한 번도 따내지 못했다.
그는 2008년 영화 ‘비몽’ 이후 작품 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배신의 상처와 마음의 고통 등을 토로한 자전적 작품 ‘아리랑’으로 오랜 은둔 생활을 청산하고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아리랑’으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뒤 계속해서 낭보를 전하고 있다.
‘피에타’는 잔혹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 강도(이정진)가 어느 날 엄마라고 찾아온 여자(조민수)를 만나면서 비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엄마라는 존재에 무섭게 빠져드는 강도와 그 가운데 드러나는 둘 사이의 비밀이 섬뜩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민수는 열연을 넘어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폭발시켰다. 공식 상영회 후에 할리우드 리포터는 미스터리한 엄마를 연기한 조민수를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기도 했다. 안타깝게 수상은 불발됐으나 배우로서 입지를 제대로 다졌다.
비공식 부문상인 젊은 비평가상(PREMIO AGISCUOLA LEONCINO D’ORO’)과 골든 마우스상(MOUSE D’ORO), 나자레노 타데이상(Premio P. Nazareno Taddei) 등 3개상도 거머쥐며 본식 수상 기대를 더욱 높였다.
‘피에타’는 소규모지만 지난 6일 국내에서도 개봉해 관객을 찾고 있다. 150여개 관에서 일일 500회차라는 적은 상영회수에도 불구하고, 이틀 만에 2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한편 올해 영화제에서는 ‘더 마스터’ 의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은사자상, 주연배우 호아킨 피닉스와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남우주연상을 공동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필 더 보이드’ 의 하다스 야론이 받았다. 한국의 유민영 감독의 단편 ‘초대’도 오리종티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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