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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세빈(23). 아직 대중에겐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열린 제 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개막식 레드카펫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라 하면 곧바로 ‘아하’ 하고 손을 칠 것이다.
당시 연보라빛 튜브탑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선 손세빈은 Pifan 레드카펫 최고의 발견으로 떠올랐다. 청순한 외모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내로라하는 스타도 울고 갈 로망, 청순글래머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당시 현장 기사가 발행되는 과정에서 성이 ‘손’에서 ‘송’으로 뒤바뀌어 발행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튿날까지도 검색어 1위를 오르내리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지만, 인지도가 낮은 신인이기에 본의 아니게 겪게 된 뼈저린 경험이었다.
“레드카펫은 태어나 처음 서봤어요. 이렇게 많은 반응을 받게 될 줄은 1%도 예상 못 했죠. 하나 아쉬운 건, 저 원래 프로필 있는데 (성이 바뀐 탓에) 없다고 나왔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먹게 됐죠 하하.”
때 묻지 않은 예비스타이기 때문일까. 레드카펫 여신답지 않게 재잘재잘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다부진 각오도 빠지지 않았다.
손세빈이 Pifan 무대에 서게 된 건 김영빈 집행위원장이 메가폰을 잡은 청춘 멜로극 ‘도시의 풍년’ 덕분이었다. 극중 손세빈은 부천에 거주하는 풋풋한 여대생 역할을 소화해 냈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꿈 많은 연기자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개봉한 영화 ‘너는 펫’에서는 김하늘의 직장 동료 역할로 출연했다. 올 가을 개봉 예정인 영화 ‘차이나블루’에도 얼굴을 비추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자로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광고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주목받는 얼굴이다. 2010년 써니텐 CF로 데뷔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 아시아나항공, 화이트 등 다수의 기업 광고에 출연해왔다.
“밝고 순수한 이미지가 호감으로 다가온다 하시더라고요. 웃는 게 예쁘다는 칭찬을 받았어요 헤헤. 사실 낯을 좀 가리는 편인데, 좋은 모습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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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걸그룹 제의도 받았지만 배우의 꿈이 컸기에 정중히 고사했다. “춤과 노래도 좋아하지만 정말 하고싶었던 건 연기였죠. 연기가 너무 좋아요. 다양한 역할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고요.”
처음 연기자가 되겠다 했을 때 집안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살면서 부모님께 반항한 적이 없던 그녀로서는 처음으로 부모의 뜻과 반하는 본인의 의사를 밀어부친 셈이다.
“연기는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인생을 걸고 하는 일이니까요.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니 지금은 지지해주시죠. 연기의 어떤 맛이 그렇게 좋냐고요? 음, 캐릭터에 빙의됐다는 게 느껴질 때, 희열을 느껴요. 진짜 내가 몰입했구나 하는 느낌.”
롤모델은 손예진 그리고 김해숙을 꼽았다. “손예진 선배님은 연기를 참 맛있게 하세요. 나이에 비해 폭 넓은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부분이 멋있고요. 김해숙 선생님은 정말, 뭘 해도 다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시죠. 류승룡, 박희순 선배님도 좋아해요. 다들 연기 천재들 같아요.(웃음)”
최근 영화 시사회장에서 류승룡을 만났다는 손세빈은 “언젠가 류승룡 선배님과 꼭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대중 앞에 서는 일인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조만간 브라운관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귀띔하는 손세빈. 진정성 있는 오래오래 대중과 호흡하고 싶다는 그녀의 꿈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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