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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실증에 걸린 비밀요원 본은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살폈고(본 아이덴티티), CIA의 음모를 파헤치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뛰어다니며 자신의 우수성을 드러냈다(본 슈프리머시). 본은 비밀요원을 양성해내던 트레드스톤과 비밀기관 블랙브라이어의 실체를 공개(본 얼티메이텀)한 뒤 자신의 모습을 감췄다. 최후통첩이라는 얼티메이텀이라는 뜻대로 사실상 본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시리즈 속편이 나오면 대부분이 욕을 먹기 마련인데 본 시리즈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액션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때문에 신작 ‘본 레거시’가 나온다고 했을 때 관심은 엄청났다. 특히 ‘허트 로커’를 시작으로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어벤져스’ 등에서 자신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고 있는 핫스타 제레미 레너가 ‘제2의 본’이 된다는 소식은 팬들을 가슴 뛰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본 레거시’는 ‘본 얼티메이텀’과 동시간대 펼쳐지는 이야기다. 신체능력 강화 실험인 아웃컴 프로그램을 통해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최정예 요원으로 훈련 받은 애론 크로스(제레미 레너)는 아웃컴의 모든 관계자를 없애려는 에릭 바이어(에드워드 노튼) 탓에 목숨이 위태롭다. ‘본 얼티메이텀’에서 본의 활약으로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는 비밀 프로젝트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수뇌부가 비밀요원들을 모두 살해하기로 한 것. 하지만 애론은 기지를 발휘해 살아 남는다. 아웃컴 프로그램 연구원 마르타 쉬어링 박사(레이첼 와이즈) 역시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만 애론은 쉬어링 박사를 구하고 두 사람은 반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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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이라이트인 액션신과 추격전은 전작들보다 밋밋하다. 필리핀 마닐라 시내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액션이 주목을 끌긴 하지만 이내 주위 공기를 미지근하게 만들어버린다. 강한 한방을 전하기 위해 설정한 듯 보이는 악당은 애론과 추격전만 벌이다가 끝이 난다. 추격전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강렬한 액션을 원하던 이들에게는 실망스럽다.
제레미 레너는 잘 생겼고 멋있다. 멋지고 화려한 액션도 가능하다. 맷 데이먼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본 레거시’에서도 그가 가진 장점들을 꽤 선보여 팬들을 환호케 할 것 같지만 그만의 매력을 100%를 끌어내지 못한 인상이다. 전작들과 달리 여성 캐릭터를 강조, 레이첼 와이즈의 비중을 높이며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지만 본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영화는 다양한 해외 로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전하려고 노력하기는 했다. 알래스카와 필리핀 마닐라 장면이 유독 돋보인다. 한국 관객들에게도 팬서비스를 제대로 한다. 강남역 일대 등 낯익은 서울의 모습이 잠시 등장하기 때문. 세계 곳곳에 상주하고 있는 비밀 요원들을 암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신에서 한국요원이 등장하면서다. 한국이 등장하는 건 할리우드 영화 최초다. 135분. 15세 이상 관람가. 9월6일 개봉 예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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