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중국으로 떠나는 여객선. 이곳에서 장기 적출이 이뤄진다. 장기 밀매를 하다 동료를 잃은 영규(임창정)는 이 일에서 손을 떼고 중국 보따리상들과 함께 밀수로 생활하지만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배(신승환)로부터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유리(조윤희) 일이 엮여 있으니 찜찜하지만 다시 한 번 위험을 감수하며 배에 오른다.
몸이 불편한 아내 채희(정지윤)와 둘 만의 오붓한 중국 여행을 가려는 상호(최다니엘)는 행복한 마음으로 배에 오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상호는 아내를 찾아 헤매지만 그의 아내는 영규와 출장전문 외과의 경재(오달수), 운반책 준식(조달환) 등에 의해 납치, 장기를 적출당할 위기에 놓인다.
임창정은 맛깔 나는 부산사투리를 걸쭉한 욕과 함께 제대로 녹였다. 투박하지만 묵직한 액션과 함께 신들린 듯한 연기를 펼치는 그는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시킨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관객을 쥐고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클라이맥스는 후반부, 반전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왜 하필 상호의 아내가 대상일까’를 고민하던 관객의 뒤통수를 때리는 여러 개의 반전이 드러날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영화를 보는 맛을 더한다. 재미라기보다는 섬뜩하다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지만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영화팬들은 만족할 만하다.
조직적으로 타깃을 설정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기업화된 장기 밀매 시스템이 충격적이고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게 해 불편한 시선을 가지는 이도 있을 듯 하다.
많은 글을 접하지 않고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좋다. 김홍선 감독은 데뷔작이지만 비교적 빠른 속도로 긴장감을 강조하며 괜찮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후반부 너무 많은 반전을 몰아넣은 점은 아쉽긴 하다. “조금만 비겁해지면 참 살기 좋은 세상이야”라는 극중 대사는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111분. 청소년관람불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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