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턴사이드킥은 최근 다수의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플럭서스와 계약을 맺고 첫 정규 앨범 ‘더 퍼스트’(The First)를 발표했다.
“회사에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처음엔 망설이기도 했어요. 막상 들어와 보니 음악하는 사람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네요. 음악적인 면에서는 보컬 딕션이라던지 사운드의 정갈함 같은 것에 조언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음악 자체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 됐기에 가능했던 결합인 것 같아요.”
이스턴 사이드 킥의 음악은 몽환적인 가사와 감각적인 기타리프 스트레이트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하지만 정직하게 말해 이들의 음악이 소위 대중성을 고려해서 작업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대중성이란 것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긴 하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직 저희 스스로가 인식하지는 못하는게 사실이에요. 함께 곡 작업을 하면서 요즘 많이 하는 스타일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실험해 보고 있지만 음악적인 색깔과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들지도 않고 멤버들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꼭 필요할까 생각도 들거든요.”
하지만 팬들과 직접 만나는 무대에 대한 고민만큼은 어떤 뮤지션들과 같다.
“최근 들어 페스티벌 무대에 섰을 때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지만 듣고 싶은 노래를 불러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죠. 그 경계가 뭔지,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발견하는 것이 앞으로 숙제인 건 사실인 것 같네요.”
이스턴 사이드 킥에게 음악은 “공연장에서 신나게 만들지 않아도 신나는 것”으로 정의된다.
“자연스러운 공연 신나려고 애쓰지 않는 공연이 진짜 밴드의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소리질러’를 안해도 ‘박수 부탁한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무언가를 일부러 하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하하”
‘꾸미지 않음’에 대한 신념은 음악 자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팀의 중심에서 노래를 만드는 고한결(기타)에게 특히 도드라진다.
드러머 고명철은 고한결의 정서에 대해 대해 보통사람의 외로움이라고 표현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이 친구(고한결)의 모습이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시간이 지나며 이 친구의 사는 모습을 보니 어떻게 보면서, 이 친구가 만든 음악을 들으면서, 승자도 패자도 아닌, 보통 사람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외로움의 정서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한결은 “외로워 죽겠어라는 말을 바로 하는 건 엄살떠는 것 처럼 보이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스턴 사이드 킥은 “밴드를 만드는 것은 인간에 대한 신뢰”라고 설명했다.
“음악적인 믿음 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유지가 가능한 것 같아요. 이 역시 만드려고 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돼야 할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오래 밴드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생기는 일이겠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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