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 얼음을 독점하려는 사대부에 맞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서빙고를 터는 이야기를 재기발랄하게 담은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조선 최고의 무사. ‘추노’에서 보여줬던 강인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웃음기도 있는 인물이다.
오지호는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다른 배우들과 조화를 이룬 게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보니 모든 캐릭터가 웃긴데 저만 정색하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액션에 중심을 두면서도 ‘추노’의 눈빛보다 한 단계 낮췄죠.”(웃음)
극중 도굴 전문가로 나오는 고창석 같은 분장에 슬랩스틱으로 무장, 막무가내로 포복절도 시키는 완전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는 건 어떠냐고 하니 “힘들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최근에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 출연했는데 그때 정말 저를 내려놓고 한 거예요. 장진 감독님과 얘기했었는데 감독님이 ‘네가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그런데…’라고 말을 줄이시길래 ‘에어로빅 복 입는 건 해볼게요’라고 하고 출연하게 된 거죠. 그런 의외성은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웃음)
오지호에게 빼놓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은 얼굴과 몸매다. 이번에도 멋지다고 했더니 체중을 좀 줄인 상태라 자기 딴에는 몸이 조금 빈약해 보인단다. 하지만 “다행히 잔근육이 많아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다. 몸 관리 비결을 물으니 “안 먹지는 않지만, 촬영 할 때는 몇 주 동안 바나나로 유지할 때도 있다”고 웃었다. 17년째 헬스장에 다니고 있다는 그는 “하루 2시간만 운동하고 식사 조절만 잘 하면 몸이 좋아진다”고 너무 쉽게 얘기했다.
영화 ‘미인’ 이후 연예계에서 활동한 지 12년. 단역 생활까지 하면 14년이다. 중간에 상처도 컸고 연기를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상태에서 시작했다가 착오가 계속 됐기 때문이다. ‘미인’에 이은 차기작 ‘아이 러브 유’에서 자신의 무능력을 깨달았다.
“남들에게 욕먹어 가며 살아본 적이 없는데 욕먹으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죠. 2년 반 정도 쉬면서 열심히 연기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려했어요. 이후 ‘베스트 극장’, ‘드라마 시티’ 등을 통해 다시 자리를 잡았죠. 그 때 깨달은 건 역시 사람은 관심이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거예요.”
그를 잡아줄 수 있었던 건 ‘미인’을 연출한 여균동 감독이었다. 오지호는 “여 감독님이 ‘미인을 촬영하며 ‘마라톤 같은 배우가 되라’고 말씀을 해주셨다”며 “엘리베이터를 탈 때 10층에서 40층으로 갑자기 올라가다 20층으로 떨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10층부터 차근히 마라톤 뛰듯 계단으로 올라갔던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20층으로 떨어졌을 때 어떻게 올라갈 수 있는지 알게 된다고 하셨는데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그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에는 ‘반짝 스타’가 많을 시기였는데 ‘반짝 스타’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며 “그 때 열심히 했던 게 연기자로서 기반이 됐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자금도 충분하고 결혼 적령기이기도 하다. 이상형을 물었다.
“예전에는 이상형이 뻔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얼굴 예쁜 건 1년, 성격 좋은 건 6개월이라고 하더라고요. 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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