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 주최로 10일 오전 11시 충북 제천 레이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상 운영의 현황과 전망 한미일 국제 세미나’에서 한국측 주제발표자로 나선 유 교수는 이 같이 주장했다.
유 교수는 “국내 영화상 중 유일하게 국고의 지원을 받고 있는 대종상은 그간 심사의 공정성에 이어 이권다툼 같은 문제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대종상이 관에서 민간으로 이동한 것은 잘된 일지만 여전히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962년 정부 주도로 출범한 대종상은 1992년 한국영화인협회로 넘어와 2007년 대종상영화축제, 2012년 대종상영화제로 주관 단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논란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
유 교수는 “대종상은 심사과정의 투명성, 심사기준의 공정성, 영화상의 정체성, 주관단체 선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한 해 동안 열리는 영화상 중 10월과 11월에 대종상을 비롯해 무려 6개가 열리고, 상반기에는 고작 2~3개에 불과하다. 한 해를 결산하는 의미를 갖고 있는 대종상의 경우, 개최시기를 매년 2~3월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디어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현장 영화인 중심의 운영 체제, 개최 시기 조정 등을 단행할 경우, 대종상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산세바스찬영화제 컨설턴트이자 경희대 연극영화과 달시 파켓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의 모범적인 운영사례를 소개했다.
파켓 교수는 “1929년 시작된 아카데미상은 긴 역사와 정통성으로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영화제 운영자인 AMPAS(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외부인이 아닌 영화 산업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이 상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카데미상은 일체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매년 시상식 중계는 100개 이상의 국가에 방송될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점도 이 상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이즈미 지하루 교수는 “일본에는 키네마쥰보베스트10,블루리본상 등이 있지만 일본 아카데미상이 가장 대표적인 상”이라며 “미국의 아카데미상을 모델로 삼은 이 상은 협회 회원 전원의 투표로 결정해 공정성을 갖고 있으며 기술 등 영화의 모든 부문에 걸쳐 시상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즈미 교수는 그러나 “최근 방송사들이 영화제작에 뛰어들면서 수상작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영화인들도 방송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일본 영화계 일각에선 아카데미상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진단하는 동시에 한국영화 산업에 발전적 대안을 제시한 이번 세미나에는 영화인, 영화학과 교수와
한편 한국영화기자협회는 신문, 방송, 통신, 뉴미디어 등의 42개 언론사, 85명의 영화담당기자들이 주축이 된 영화기자 전문모임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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