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흥행하고 있는 영화 ‘도둑들’은 첫 주말 수입만 해도 145억원, 4일까지는 446억원을 벌어들였다. 140억원을 투입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1000만 관객을 향해 질주 중이니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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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기준은 다르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름 선전하는 영화들이 꽤 된다. 현재 큰 극장에서 한 번이라도 상영되는 영화는 30여개. 100개 이상 스크린에서 관객을 찾는 영화들은 큰 영화에 속한다. 소규모로 고군분투하는 영화들은 많게는 50개, 적게는 10~20개 스크린에서 하루 1~2회차 상영되며 관객을 띄엄띄엄 만나고 있다. 그중 용산참사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두 개의 문’,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무비꼴라쥬상을 받은 ‘파닥다팍’,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등이 일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이 살아남는 전략은 단순하다. 하지만 필사적이다. 영화를 좋아할만한 이들에게 입소문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것. 관객과의 대화, 무대인사가 최고 좋은 활용 방법이다. 제작진과 감독, 평론가, 배우들은 이 시간을 통해 영화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회로 삼는다. 몇 개관이라도 유지하고 차지할 수 있는 건 이런 노력으로 이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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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은 CGV 무비꼴라쥬 관에서 소규모로 개봉했다. 이 영화 역시 지속적인 관객과의 대화가 큰 힘이었다. 홍보를 맡고 있는 시네디에피 측은 “‘돼지의 왕’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등이 관객을 만나 대화를 했다”며 “이런 영화는 관심이 있는 관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관객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 그게 자연스럽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라고 전했다.
아들과 어머니를 통해 희생과 소통 책임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전하는 ‘케빈에 대하여’는 정신과 전문의를 초청해 관객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고, 평생을 외면해오다 깨달은 사랑의 감정이 질투와 집착으로 변해하는 90세 노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도 ‘은교’의 박범신 작가를 초청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20개 남짓한 개봉관이었던 ‘케빈에 대하여’는 1만명이 넘게 봤고,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도 1만명 가까운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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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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