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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손현주·김상중 등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맛깔스럽고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대사가 시청자들에게 꽂혔다. 시청자들을 몰입시킨 대본을 써낸 이는 바로 박경수 작가다.
박 작가는 1998년 MBC 베스트 극장 ‘설사약 권하는 사회’로 데뷔, ‘카이스트’, ‘동물원 사람들’, ‘내 인생의 스페셜’ 등을 써냈다. 김종학 프로덕션 소속인 그는 이후 김종학 PD와 함께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극 후반에 투입돼 송지나 작가와 함께 작업했다.
몇 작품을 참여하긴 했지만 단독 집필은 ‘추적자’가 처음이다. 처음이었음에도 권력과 명예에 집착하려는 이와 오로지 자식의 오명을 벗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립시켰다. 또 절대 권력자의 모습도 섬뜩하게 담아냈고, 묵직하고 깊이있는 대사를 툭툭 던지며 대박을 터트렸다.
인기에 힘입어 1회 연장하려 했지만 박 작가의 건강악화로 추진되지 못해 일반 시청자들을 아쉽게 했다. 아쉽기는 동종업계에 있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차 만난 할리우드 스타 김윤진이나 중국에서 활동한 활동 중인 장서희, 영화 ‘도둑들’로 돌아온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 등 많은 이들이 극찬을 했다.
김윤진은 “대사가 너무 좋고, 대작가가 탄생한 것 같다”고 했고, 장서희는 “출연 배우들만 봐도 대단한 것인 줄 알겠다. 내용도 좋더라”고 감탄했다. 특히 김윤진은 “같이 작업하고픈 생각을 하게 한 작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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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추적자’는 방송 전에는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드라마의 만듦새를 알리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언론 숫자도 적었다. 편성 문제가 걸려 대신 투입된 ‘땜빵’ 드라마이기도 했다. 하지만 핫하고 어린 스타들이 없어도 좋은 대본과 배우만 있으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때문에 여기저기서 관심이 많다. 특히 박 작가를 향한 궁금증이 많다.
하지만 정작 박 작가는 엄청난 주위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17일 종방연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고, 한마디 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에 감사하고 죄송하다”고만 했을 뿐이다.
혹시나 생각이 바뀌었을까봐 김종학프로덕션 사무실에 수차례 전화를 해도 “인터뷰 예정이 없다”며 “휴식을 취하고 차기작 준비를 할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드라마 한 관계자는 “박 작가는 정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부끄러움도 좀 탄다. 하지만 작품으로 제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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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의 능력을 알아본 S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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