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된 ‘신사의 품격’은 전국 기준 시청률 23.7%(AGB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TV ‘닥터진’(11.9%)과 비교도 되지 않는 수치다. 이 시간대 최강자였던 KBS 2TV ‘개그콘서트’(21.2%)도 제압하며 시청률 격차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시작 전, 장동건을 향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이후 1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대한 방송계 안팎의 반응이었다.
한국 톱스타로 분류되는 장동건. 1992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우리들의 천국’(1990~1994), ‘마지막 승부’(1994), ‘의가형제’(1997), ‘모델’(1997) 등의 드라마와 ‘연풍연가’(1999), ‘친구’(2001), ‘태극기 휘날리며’(2004),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 등의 영화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화려한 필모를 자랑하는 그는 조각 같은 매력적인 얼굴로 드라마와 영화에 고루 집중하는 듯 하더니, 2000년부터 영화에 올인했다. ‘친구’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누적관객 820만여명과 1170만여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장동건은 ‘도전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처럼 많은 시도를 했다. 코믹부터 액션, 외국영화 합작 등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외연을 확장하며 할리우드에도 진출하려 했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2), ‘태풍’(2005), ‘무극’(2006), ‘워리어스 웨이’(2010), ‘마이웨이’(2011) 등에서 일본어, 중국, 영어 등 다양한 언어에 도전했다. 액션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블록버스터급 영화만이 아니라 ‘해안선’(2002)이나 ‘굿모닝 프레지던트’에도 얼굴을 보이며 팬들에 반갑게 인사했다.
당연히 흥행 성적이 좋은 작품도 있고, 아닌 작품도 있다. 연예계 안팎의 우려는 최근 영화들이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마이웨이’와 ‘워리어스 웨이’가 대표적이다. 저조한 최근 성적에 영화계에서 장동건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말들이 나왔다.
그를 향한 러브콜은 이어졌으나 예전만큼은 아니었다. 때마침 김은숙 작가는 오랜 팬이라는 장동건에게 출연 제의를 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배우 현빈을 ‘시크릿 가든’을 통해 단박에 최고 스타로 만들어준 김 작가와 신우철 PD가 또 다른 명품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 드라마인 ‘신사의 품격’의 주인공 자리. 하지만 장동건은 영화 ‘위험한 관계’ 촬영을 이유로 3~4차례 고사했다.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조금은 낯선 이미지로 다가가야 하는 것도 꺼리는 이유로 거론됐다. 제작사는 장동건을 연일 설득했고 그의 스케줄을 고려해 당초 3월 방송을 2개월 미루기까지 하는 등 공을 들였고, 결국 함께 하게 됐다.
장동건이 신중한 고민 끝에 결정한 드라마는 성공적이다. 김 작가와 신 PD는 물론, 스태프와 출연진이 완벽한 호흡으로 인기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첫 회 방송부터 장동건을 향한 우려는 기대감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멋지고 무게를 잡았던 장동건은 어느새 힘을 뺀 40대 중년이 됐다. 물론 외모는 여전히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까칠하고 도도한 이미지와 동시에, 코믹한 표정과 제스처, 그리고 40대 중년이지만 청년의 열정으로 사랑에 적극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극중 아들 콜린(이종현)의 등장으로 어긋나버린 서이수(김하늘)와의 가슴 아픈 사랑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안방극장에서 장동건의 색다른 모습을 만난 팬들은 충분히 즐거운 상황. 부드럽고 온화한 동시에 진중한 그가 걸그룹 소녀시대의 춤을 따라 추거나 이수의 비키니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조금 더 보기 위해 집착하는 장면 등은 다시보기 해도 될 만큼 명장면이다.
장동건 또한 자신에게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준 제작진과 김 작가에게 고마울 듯 싶다. 장동건은 이 드라마 때문에 또 다른 작품과 CF 등의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장동건 측은 16일 “아직은 드라마 중반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을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른 때보다 영화나 CF 등에서 조금 더 많은 출연 제의가 있다. 드라마가 끝나면 더
또 장동건이 입고 나온 의상과 악세사리는 남성층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장동건 옷핀’을 시작으로, 슈트패션과 손목시계 등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의 인기도 더 높아지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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