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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의 가장 큰 약점은 국내에서 가장 견고하다고 평가되는 시스템 자체에 있다. HOT 이후 SM은 흥행 가능한, 소위 블록버스터형 아이돌에 집중해 왔다. 전형적인 아이돌의 이미지, 해외의 가장 최신 음악 트랜드 수입, 세련된 스타일링, 대대적인 홍보가 체계적으로 결합된 SM 시스템은 ’예측 불가능한 1%’에 늘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대중음악에서 성공 코드의 조합만으로 히트작이 탄생하는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데뷔한 엑소(EXO)가 대표적인 경우다. 꽃미남에 출중한 실력, 데뷔 100일전부터 진행된 대대적인 홍보, HOT로부터 이어져온 지극히 10대 취향 메시지의 노랫말, 소위 SMP로 불리는 웅장한 스케일의 음악까지 성공 코드를 모두 갖췄지만 성적은 만족한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흥행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아이돌 판 전체에서 놓고 봤을 때 신선하다고 할 만한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전형적’이라는 것은 몰개성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여기에 SM만 할 수 있는 ’과감한 투자’ SM 소속가수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투자비용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단기 수익에 대한 압박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하다는 논리라면 소속가수 중 솔로인 보아를 제외하면 아직 ’강한’ 가수는 없다.
JYP의 가장 큰 약점은 수장 박진영에게 있다. 간결하고 임펙트 있는 박진영의 특유의 곡들로 원더걸스, 2PM, 미쓰에이 등이 대표 K-팝 가수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모든 타이틀 곡이 박진영에게 집중돼 있다는 것. 대외적으로는 A&R팀이 다양한 곡을 수집하고 그 중에서 박진영의 곡이 선택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 언급한 세 팀만 해도 데뷔 후 단 한 번도 박진영이 아닌 다른 작곡가의 노래를 타이틀로 들고 나온 적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음악적으로 한 명의 작곡가에게 나온 까닭에 곡들이 대체로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 심지어 2PM과 분명한 차별성을 가져야 할 멤버 장우영의 솔로까지도 2PM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은 분명한 한계다.
일종의 ’기획 방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늘 새로운 이미지를 요구하는 아이돌에게는 그들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원더걸스는 ’텔미’ ’소핫’ ’노바디’ 당시에 만든 복고 이미지를 데뷔 6년차인 현재까지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YG의 가장 큰 약점은 대외적으로 지나치게 폐쇄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이는 YG와 지상파 방송사와 관계에서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YG는 KBS MBC에 비해 유독 SBS와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빅뱅, 2NE1 등의 컴백무대와 방송출연은 SBS ’인기가요’가 항상 우선순위다. 상대적으로 KBS와 MBC는 소홀해 보이기 쉽다.
단순히 가요 프로그램 뿐 아니라 예능국 전체의 문제가 될 경우 이 같은 태도는 SBS를 제외한 방송사들의 시선을 더 불편하게 만든다. 실제로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SBS가 거의 독점적인 상황. 빅뱅 컴백에는 1시간 분량의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기까지 했으며 빅뱅은 ’힐링캠프’ ’런닝맨’ ’유앤아이’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 줄줄이 출연했다.
방송 뿐 아니라 신문, 잡지 등 매체, 심지어는 팬덤과 관계 역시 동일하다.
이는 어느정도 이상 궤도에 오른 가수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신인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소위 ’아군’이 아닌 쪽에서 만드는 작은 부정적 이슈에도 치명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전체에서 빅뱅이라는 가수 하나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문제다. 2010년 기준 빅뱅은 YG 전체 매출의 70.1%를 차지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YG가 소속사의 다른 가수들에게 빅뱅만큼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뜻 이기도하고 빅뱅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YG라는 회사 전체가 위태해 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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