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뷔한 대부분의 남자 아이돌 그룹은 이미 일본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4월 데뷔한 B1A4는 최근 일본에서 첫 싱글 ‘뷰티풀 타겟’을 발표 오리콘 차트 4위까지 올랐으며 지난해 5월 데뷔한 보이프랜드도 30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4만명 규모의 쇼케이스를 연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마이네임 역시 일본 데뷔를 앞두고 자신들의 캐릭터를 본 따 만든 만화를 먼저 공개했다. 2010년 데뷔한 틴탑 역시 지난 6월 19, 20, 21일 도쿄, 오사카, 나고야에서 콘서트를 열고 일본 팬들과 만났다. B.A.P, 크로스진 등은 일본에 직접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데뷔 쇼케이스부터 일본 매체들을 초청해 글로벌 하게 진행했다. 5인조 남자아이돌 그룹 어택은 일본에서 먼저 영화로 데뷔하기도 했다.
반면 여자 아이돌 그룹의 일본 진출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데뷔 5년차에 접어든 원더걸스는 올해 처음 일본에 진출한다. 같은 소속사의 2PM이 이미 일본 부도칸에서 6일간 단독공연을 열만큼 자리를 잡은 것에 비하면 매우 늦은 진출이다. 2010년 ‘푸시푸시’로 데뷔해 최근 ‘나 혼자’와 신곡 ‘러빙 유’까지 꾸준히 활동을 펼치며 정상급 걸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는 씨스타 역시 아직 일본 진출 계획이 없다. 같은 소속사의 보이프렌드와 비교했을 때 매우 더딘 행보다. 2009년 데뷔한 티아라 역시 올해 4월 일본에서 첫 정식앨범을 발표하고 데뷔 했다. 같은 해에 데뷔한 시크릿 역시 데뷔 후 2년이 지난해 7월 일본에 진출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포미닛과 비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비스트가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월드투어까지 진행하는데 비해 포미닛은 상대적으로 국내 활동에 보다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에프엑스, 미쓰에이 등 정상급 걸그룹으로 분류되는 팀들 역시 일본진출 소식은 아직 없다.
일반적으로 남자 아이돌 그룹은 데뷔 후 1년, 여자 아이돌 그룹은 2~3년 정도가 일반적이다. 이는 남자 아이돌 그룹과 여자 아이돌 그룹의 팬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씨스타 보이프렌드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김시대 대표는 “여자 아이돌 그룹은 팬덤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대중성은 높다. 국내에서 지지기반을 단단하게 쌓고 난 후 일본 활동을 준비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남자아이돌 그룹의 경우 팬덤의 충성도가 높아 일정 수준이상 팬덤이 형성되면 일본 활동으로 인한 공백을 무난하게 넘길 수 있는 반면 걸그룹은 그렇지 않다는 것. 실제로 일본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경우 6개월 이상 공백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3~6개월 단위로 신곡 활동을 하는 걸그룹의 경우 국내 활동이 1년 이상 지연되기도 한다. 이 경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기를 회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유통사 역시 인지도가 충분한 걸그룹을 보다 선호하기도 하고 계약 조건 역시 국내 인지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요제작자들은 "팬덤의 충성도가 높은 보이그룹의 경우 일본 내 유통사가 데뷔 초기 부터 파트너십에 적극적이지만 걸그룹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심스럽다"며 "더 좋은 조건으로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소위 몸값을 충분히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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