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칵스의 새 미니앨범 ‘본 보야지’(Bon voyage)는 ‘전진’만 하던 이들의 행보에 다소 의외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공격성과 에너지는 감춰져 있고 대신 깊이와 서정성 까지 보인다. 평소 친하게 진했던 친구인 Mnet ’보이스 코리아‘ 출신 우혜미가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변화라고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변화할 수 밖에 없죠. 우리와 우리의 환경이 변하고 있으니까요. 분명한 것은 전 앨범들이 그렇듯 이번 앨범 역시 우리의 현재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게 좋아요.’ 뭐 이런 말을 하고 싶었나 봐요.”
음악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공간감과 여백이다. 다섯 멤버들이 경쟁하듯 불꽃 튀는 연주를 보여줬던 기존 스타일과는 분명 다르다.
“보여주지 않았던 것 뿐이지 없는 건 아니었어요. 칵스의 음악이라는 것이 다섯 멤버의 유전자에 환경적 변화까지 섞이는 과정이다 보니 간혹은 경쟁하듯 다들 쏟아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이 지금까지 칵스 음악에서 두드졌던 건 사실이죠. 이번 앨범에서는 다들 양보하고 우리음악에서 공간을 마련하자고 했던 거였죠.”
결과물 자체는 스스로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스스로는 ‘진일보’라는 평가다. 그 변화는 이들의 말처럼 환경적 요인들도 적잖은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이들의 위상은 2010년과 비교한다면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소위 메이저(라는 표현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션들과 작업을 하는 것도 의미가 컸어요. 특히 미료씨와 작업에서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죠. 칵스가 다른 뮤지션들과 DNA를 섞으면서 또 새로운 것들이 나올 수 있구나 발견하는 과정이었죠. 우리에게도 그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해 발견하는 과정이었고요.”
“성공하고 있죠. 우리 음악이 자꾸 새로워 지고 음악하는 환경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좋아졌어요. 물론 거칠것 없이 성공하고 있다는 말씀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런 말 들을 때 마다 기분도 좋고요. 하지만 우리가 ‘성공했다’ 아니라 ‘성공하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성공의 의미가 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는 여전히 함께 또 새로운 곡을 만들고 합주하고, 공연하고 있잖아요. 그건 정말 큰 성공이죠.”
3년 전 칵스 멤버들이 ‘3년 후에도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분명 이들은 지금 성공했고, 성공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의 새 앨범의 속지에는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 거기엔 뭔가 있을 것이다. 그 무언가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이 써 있다. 칵스의 새 앨범은 기존 칵스의 앨범들과 다르다는 평 자체로 이들의 앨범은 생명을 얻는다. 무언가 기대하게 만든다는 것은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이는 이들이 꿈꾸는 단 하나의 성공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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