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 현송은 “여러 선배 밴드들을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평소 팬의 한 사람으로 음악만 듣고, 어쩌다 인사를 하는 정도였던 선배들과 대기실을 함께 쓰며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만큼은 우리에게 더없이 값진 기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탑밴드2’가 시청률 2%대까지 추락하며 고전하고 있는 까닭에 이들 역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 밴드로서 고민과 문제의식을 숨기지 못했다.
팀의 맏형이자 베이스를 맡고 있는 선빈은 “프로그램이 지금 당장에 너무 급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밴드가 이슈가 된 건 분명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에 너무 기대있다면 프로그램 전체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탑밴드2’는 장미여관 등 몇몇 밴드가 초반 화제가 되자 이들을 지나치게 자주 반복 노출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심사위원들의 역할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기타리스트 수륜은 “심사위원 분들의 심사가 날카롭고 정확해 우리에게도 매번 큰 채찍질이 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출연하는 밴드들 모두 자신들의 색깔이 있는 팀들인 만큼 강점이나 장점들을 더 많이 발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송은 “준 프로가 나오는 ‘보이스코리아’ 같은 프로그램이 독설 없는 오디션을 지향하면서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와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점을 벤치마킹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탑밴드2’ 역시 각각 밴드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팀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탑밴드2’는 프로 뮤지션들의 경쟁이라는 점을 ‘탑밴드2’ 심사위원들이 간과하고 있음도 여러번 지적돼 왔다. 프로그램의 목표가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1등을 가리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밴드신 전체의 상생을 위한 것이라면 비판보다는 격려와 환호가 더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대중들 역시 심사위원의 판단에 큰 신뢰를 가진 만큼 한마디 지적보다는 칭찬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음향이나 평가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점을 말했다. 수륜은 “300초 슬라이딩 무대 같은 경연 방식은 프로그램의 긴장을 위해 필요한 장치였지만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선의 무대에 오르기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사운드를 꼼꼼이 체크하고 관객들에게 최상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뮤지션들에게는 이 같은 경연방식의 목적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칵스 멤버들은 “‘탑밴드2’의 의미는 우리 뿐 아니라 모든 밴드들이 공감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며 “소소한 문제점들을 개선해 가며 프로그램이 이번 시즌 뿐 아니라 다음 시즌, 또 다음 시즌까지 계속 이어져 우리나라 밴드의 개성과 실력을 대중들에게 어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칵스는 최근 1년만에 새 앨범 ‘본 보야지’(Bon Voyage)를 발표했다. 총 4곡이 수록된 이번 미니앨범은 기존 에너지 넘치는 칵스의 색깔에 서정성과 깊이를 더해 이들의 스펙트럼을 한 층 넓힌 작품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