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영 프레인 대표는 22일 블로그에 “김무열이 2002년 성균관대에 입학해 한 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다. 집안 사정상 학교 다닐 형편이 안 됐고 ‘특공대 가면 3000만원 모아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군대에 가려고 했다”며 “그런데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졌고, 응급차 비용도 없어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매일 전쟁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군 연기 후 아버지를 책임지기 시작했다”며 “그때부터 가장으로 생계를 꾸려갔는데 주로 막노동을 했고, 휴대폰 공장에서도 일하고, 경비원으로도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여 대표는 “2003년 결국 흔히 말하는 산동네 판잣집(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이사를 갔다. 지인들이 집 앞에 쌀과 기름을 가져다 줘 살았다”며 “2005~2007년엔 연기와 아르바이트를 계속 병행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월 평균 60만원 남짓한 돈을 처음 벌었다. 복학을 했지만 또 한 학기만에 휴학을 하게 됐는데 2006년엔 연기로 번 돈이 6개월(다리를 다쳐 6개월은 허탕을 쳤다)에 2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7~2008년 뮤지컬 ‘쓰릴미’로 무명에서 벗어났는데, 언론에서 발표한 억대 연봉을 받았다는 시기가 이즈음”이라며 “커 보이지만 십년 가난을 극복할 만큼은 아니었다. 버는 족족 빚을 갚고 병원비를 감당해야 했다. 이미 2002년에 진 빚 3억원이 그대로 있는 와중에 이자와 아버지의 수술비, 치료비,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추가로 대출도 받고, 사채도 쓰고, 친척,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치료와 기본적인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해 김무열의 아버지는 암을 선고 받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입대와 관련해서는 특히 자세히 해명했다. 여 대표는 “2010년 김무열과 그의 동생 입대 영장이 동시에 나왔다. 아들 둘이 동시에 입대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며 빚을 갚아야 하는 무열은 군대를 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던 동생이 우선 입대를 했다”며 “이 사정을 파악한 병무청은 아들 둘 중 한명은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무열에 대한 면제 여부를 심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면제 사유가 충분히 입증됐음에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더 강도 높은 심사를 받았다. 심사과정도 까다롭고 오래 걸렸다. 일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두 번의 심사 끝에 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1년 초 한 지인이 '가정이 어려워서 힘들게 사는데 도와주면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며 김무열군을 내게 소개시켜줬다. 당시에도 김무열은 빚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고 나는 매니지먼트 계약 대신 후원 계약을 했다”며 “그가 기본적인 생계 걱정을 하지 않도록 조건 없이 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래야만 할 가정형편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얼마 전, 무열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만들려고 거래 은행을 찾았으나 은행에서 거절당했다. 학자금대출, 저축은행 대출 등으로 얼룩진 그의 금융 이력 때문이었다. 내가 다른 카드회사에 사정을 하고 카드사에 있는 내 지인이 보증을 서게 해서 겨우 만들어서 선물로 줬다”며 “소득이 있는 젊은이는 누구나 만드는 그 카드를 못 만들어서 내게 창피해했던 게 불과 한 달 전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막연히 알고 있던 무열이의 가정사를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처음 자세히 듣게 됐다. 어머니는 계속 우셨고 옆에 있던 무열이가 살던 판잣집 앞에 쌀과 기름을 놓고 가셨다던 지인들도 함께 울었다”며 “무열의 가족으로부터 이런 궁색한 옛날 얘기를 외부에 해도 좋다는 허락을 겨우 받았지만 우리 소속 배우이자 친구인 무열이의 이런 개인사를 공개적으로 얘기해야하는 상황에 큰 슬픔과 자괴감
한편 21일 감사원이 공개한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무열은 병역을 연기해오다 ‘생계유지곤란’ 사유로 병역감면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억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던 상황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병역 기피 의혹 논란이 일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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