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가사와 멜로디가 감성을 자극한다. 어쩐지 노래 제목도 ‘왠지 좋아’. 다양한 음악이 혼재한 가요계에 등장한 보기 드문 혼성 듀오 알앤제이(R&J)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알앤제이는 각자 음악 활동을 해오던 류석원(24)과 조은희(23)가 의기투합한 프로젝트 팀으로 첫 만남부터 현재 활동까지 ‘즐겁게’ 진행되고 있다. 모든 건 음악 덕분이다.
귀여움이 물씬 묻어나는 가사는 류석원, 조은희가 직접 썼다. 멜로디는 류석원과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온 기타리스트 정재원이 완성했다. 알앤제이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은 아닌데, 왠지 꼭 맞춤옷을 입은듯한 느낌이다.
알앤제이는 개별적으로 활동을 해오던 류석원과 조은희가 의기투합해 형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동아방송예술대에서 음악을 공부한 류석원은 이미 홍대씬에선 소문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스탠딩에그 객원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은희는 나원주 3집, 스윗소로우 ‘VIVA’ 등의 피처링을 맡으며 꾸준히 활동했다. 첫인상만 봐도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출중한 외모가 인상적이라 했더니 화장품 브랜드 및 대기업 광고 모델로도 활동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알앤제이의 시작은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 지안 2010년, 지인을 통해 스탠딩 에그 공연을 접한 조은희는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동류의식을 바탕으로 류석원과 교류를 이어갔고, 그 날의 만남이 오늘날 알앤제이를 있게 했다.
“스탠딩에그를 하면서 알게 된 친구(정재원)가 있었는데 본인이 쓴 곡을 들려주더라고요. 은희와 불러보면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었죠. 셋이 모여 얘기하고, 가사 작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하게 됐어요.”(류석원)
소속사 젬컬처스와의 인연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가수 나원주의 공연에 함께 선 조은희가 자연스럽게 계약을 맺게 됐고, 이후 류석원도 합류하게 됐다.
알앤제이에서 각각 ‘알(R)’과 ‘제이(J)’를 맡고 있는 서로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지금 생각해봐도 곡과, 그 곡을 받은 우리의 느낌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오빠의 보이스는 남성적이면서도 굉장히 부드러운데, 그런 부분이 여심을 사로잡지 않을까요. 수많은 아티스트들 가운데서도 독특하고 차별화된 목소리라는 점이 오빠의 무기죠.”(조은희)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서로를 만나 윈-윈 하는 듯 하다. “기존 음악과 다르다기 보단, 연장선적인 느낌이 강해요. 지금까지 했던 음악에 비해 은희가 함께 하니 상큼하고 발랄한 느낌이 있죠. 그렇지만 기존 통기타 음악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모습 중에 밝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은희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류석원)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연장선일수도, 새로운 것일 수도 있죠. 제 이름을 걸고 나온 첫 음악이라는 점에서 새롭기도 하지만 상상했던 그림이 나왔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만은 아니에요. 제가 갖지 못한 오빠의 색깔, 그리고 실력이 제 부족한 부분을 커버해주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요.”(조은희)
하지만 작업 과정은 그리 녹록친 않았나보다.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어땠는지 묻자 “동성에 동갑이었으면 치고 박고 싸웠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는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20년 넘게 모르고 지냈던 사람이 만나 하나의 음악을 하려다 보니 트러블도 생기곤 했죠. 동성에 동갑내기였으면 싸움도 했을지 몰라요.(웃음) 그래도 한 살이지만 나이 차이도 있고 성별이 다르다 보니 그 부분은 서로 존중해주게 되요. 서로 배려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조율해 가는 편입니다.”(류석원)
뜨거운 여름을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 그룹 및 기성 가수들의 신곡들 가운데서도 보석처럼 빛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심은 아니다. 궁극적으론 공연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행복을 느끼고자 하는 꿈이 크다.
“아이돌 사이에서도 눈에 띄고 싶어요. 아이돌 음악들 사이에선 저희의 프로젝트가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신선함을 많이 눈여겨봐주시면 좋겠고, 어쿠스틱한 음악에 목말라 하셨던 분들이 많이 반겨주셨으면 해요.”(조은희)
“많은 공연을 봤지만 이한철 교수님의 공연은 볼 때마다 감탄하게 돼요. 일방적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관객들과 공연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이요. 알앤제이 역시 한 가지 색으로 굳어지기보단, 여러 색의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우리만의 색을 만들고 싶습니다.”(류석원)
알앤제이의 무대는 19일 밤 KBS JOY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젬컬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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