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는 언더그라운드를 무시 한다?
‘쇼미더머니’는 방송 전 10년 가까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한 힙합 뮤지션을 신인으로 치부했다는 구설에 휘말렸다. 엠넷 측은 프로그램 기획 당시 일부 실력이 뛰어난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에게 프로그램 출연을 제의했고 이 과정에서 섭외를 받은 당사자 주변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것.
이에대해 한동철 국장은 “경연 프로그램에서 같이 할 분을 모집한 건 사실이다”고 인정하면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콘셉트 이해차 때문에 발생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한 국장은 “최강래퍼-신인래퍼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콘셉트가 만든 오해다. 섭외 당시에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었다. 또 후자의 경우 참가 지원을 받는다는 의미일 뿐이지 그들을 신인으로 치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로 약 1천여명의 힙합 뮤지션들이 지원을 했는데 이들 중에는 8명의 ‘최강 래퍼’보다 경력이 많은 분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타이거JK가 참가 신청을 해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프로그램이 이들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죄송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우리가 해당 뮤지션과 섭외 관련 통화할 때 그런 태도가 있었냐는 것이다. 우리는 충분히 정중하게 그리고 단순하게 섭외 요청을 했고 당사자 역시 이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쇼미더머니’가 힙합계를 분열 시킨다?
사태의 진실과 무관하게 당시 논란은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 사이에서 공분을 불러왔고 프로그램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의사를 밝혔던 뮤지션들과 불참하는 뮤지션들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갈등이 생겼다.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힙합계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국장은 “좋은 예술가가 재능을 나눠줘야 하는 건 당연한 의무다. 대중문화는 대중과 함께 살아 숨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우리가 힙합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사행성이 있는 구성도 있고, 독한 것도 있고, 의도 치 않게 뮤지션이 폄하되는 내용이 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애초 그러려고 만든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비난이 아닌 참여를 통해 함께 더 잘만들어야 하지 않겠나”고 항변했다.
신형관 국장은 “일련의 사태를 프로그램을 통해 정리하려고 한다. ‘쇼미더 머니’를 디스(Diss 비난)하는 노래도 내보낼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이 같은 움직임이나 발언 조차도 힙합 문화의 일부라는 점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힙합이라는 음악이 아닌 문화로서 이해하고 싶은 부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쇼미더머니’는 ‘나가수’의 힙합버전으로 배낀 것 뿐?
‘쇼미더머니’는 가리온, 미료, 버벌진트, 정재훈, 주석, 더블케이, 45rpm, MC스나이퍼 등 국내 최정상의 힙합 뮤지션들이 각각 신인과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통해 탈락자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나는 가수다’ ‘탑밴드’ 등을 통해 유행하고 있는 기성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때문에 실제로 힙합판 ‘나가수’라는 별명도 진작에 붙었다.
한 국장은 “내가 1999년 처음 ‘힙합 더 바이브’라는 국내 최초의 힙합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PD로 입봉했다. 나에게는 이 음악 장르에대해 어느 정도 사명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0년이 넘게 지났는데 여전히 당시에 함께 프로그램을 했던 가리온, 타이거JK, CB매스 같은 뮤지션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후배들을 키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프로그램 포맷의 유사성을 가지고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실제로 요리 프로그램은 모두 아류고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두 ‘슈퍼스타K’의 아류라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같은 주사바늘을 가지고 있어도 주사기 안에 들어있는 약이 다르다면 그것은 충분히 다른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는 방송을 꼭 한번만 봐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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