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다른 배우들도 만만치 않다. 유해진과 성동일, 이문식, 고창석, 박신양 등 연기 잘하는 사람들이 헤쳐 모인 ‘드림팀’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이 악역이긴 하지만) 모두가 다 호감 캐릭터다. 비리 형사 반장을 연기한 성동일은 악역에도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 코믹한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님을 제대로 보여줬다. 물론, 특유의 웃음기도 애교로 들어가 있다.
마약 조직의 무식한 보스를 연기한 이문식의 걸쭉한 욕설과 거친 행동이 눈길을 끌기 충분하고, 말더듬이 형사 고창석은 완벽하게 ‘빵’, ‘빵’, ‘빵’ 터트린다. 범죄조직 최대 갑부 역할로 특별 출연한 박신양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는 빨간구두는 액션도 기똥차다. 나쁜 놈 역할이지만 멋있다. (의도가 불순하긴 하지만) 비밀경찰이라니. 솔직히 외모는 빨간구두를 처음 본 고현정이 “비밀경찰 같지 않아 보인다”고 한 것처럼, 그리고 자신이 언론간담회에서 “내 외모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 것처럼 잘 생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한 매력을 쏟아낸다. 만화 ‘카우보이 비밥’을 참고한 그의 활약을 기대해도 된다. 특히 창고에서의 격투 신을 만족한 그의 액션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영화는 국내 최대 범죄 조직과 이들을 쫓는 형사들, 그리고 이들의 마약거래에 우연히 휘말리게 된 공황장애 환자 천수로(고현정)가 일생일대의 ‘미션 임파서블’을 펼친다는 내용의 액션 코미디물이다. 수상한 수녀의 심부름으로 500억원 규모의 범죄에 휘말린 천수로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웃음과 재미가 곳곳에 담겼다. 물론 웃기기 만한 작품은 아니다. 볼만한 액션도 선보이고, 천수로가 작전을 펼칠 때 긴장감과 스릴도 있다. 의외성이 즐거움을 제공한다. 고현정과 유해진의 멜로 신도 특히 흥미롭다.
하지만 천수로의 부활(?)처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간혹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코미디나 액션, 멜로, 스릴러라는 장르를 섞었는데 뭔가 모자란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과거식 웃음과 설
순정 만화가인 천수로의 직업 때문이겠지만 첨가된 만화는 마지막까지 관객을 집중시키니 자리를 뜨지 마시길. 115분. 15세 관람가. 21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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