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보코’는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방식의 기존 오디션과 차별화된 콘셉트로 실력파 참가자들을 대거 소개하며 방송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우승자 손승연을 비롯해 우혜미, 유성은, 지세희 등 톱4만 해도 각각 뚜렷한 개성과 프로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실력을 선보였던 것.
하지만 지난 5월 11일 우승자가 결정된 이후 현재까지 약 한 달간 이들의 활동은 거의 전무하다. 엠넷 방송하는 ‘비틀즈코드2’와 CJ E&M 계열의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등 일부 프로그램 출연을 제외하고는 방송에서도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같은 채널에서 제작 방송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톱11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열고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 편성해 소위 ‘띄우기’에 집중하는 것과 비교하자면 유난히 더 하다.
이는 ‘엠보코’가 해외의 ‘더 보이스’(The Voice)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제작한 까닭이다. 포맷을 수입하면서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계약 사항이 동일하게 따라 온 것. ‘더 보이스’ 출신들은 프로그램 종영 직후 세계적인 음반 유통사 유니버셜과 계약을 맺게 된다. 국내의 경우 ‘엠보코’ 출신들은 유니버셜 코리아와 3개월간 우선 계약을 맺은 상태다.
해외의 경우 유니버셜과 계약 자체가 영광일 만큼 큰 메리트를 가진다. 세계 최대의 음반 유통사인 까닭에 음반업계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지대하고 홍보, 마케팅 면에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사정이 전혀 다르다. 유통의 경우 로엔, 엠넷 등이 국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고 유니버셜 코리아는 SM JYP YG 등 국내 대형 기획사와 비교했을 때 제작 및 매니지먼트 노하우도 부족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 마케팅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유니버셜 코리아가 외국계 회사다 보니 까다로운 계약서상 세부 조건 때문에 활동에서의 제약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가장 답답한 것은 ‘엠보코’ 출연자들이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매년 시즌제로 제작되는 까닭에 화제성과 주목도의 지속 기간이 길지 못한 만큼 프로그램 종영 직후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보코’ 출신들은 유니버셜 코리아와 계약 문제로 활동도 원활치 못할 뿐더러 소속사 계약도 현재로는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지세희의 경우처럼 ‘엠보코’ 출연 전 미사리 등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계형으로 음악을 하던 출연자들은 당장에 생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니버셜 코리아 관계자는 “우승자 손승연의 경우 앨범을 준비 중이다. 또 현재 국내 기획사들과 멤버들의 전속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예나가 국내 한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을 시작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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