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첫 사극이에요. ‘이번 영화의 평은 어떨까?’하는 기대와 두려움이 컸죠.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하면 어쩌지 했는데 ‘좋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캐릭터를 제대로 했구나 생각했죠.”(웃음)
영화 ‘후궁: 제왕의 첩’(김대승 감독)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그리고 권력에 미치는 등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궁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인간의 욕망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영화다. 조은지는 화연(조여정)의 몸종으로 궁에 들어와 성원대군(김동욱)의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되는 금옥을 연기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인 성과 관련한 정사신을 향한 관객의 관심은 개봉 전부터 컸다. 에로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키워드. 조여정의 정사신 못지 않게 조은지의 격렬한 정사신도 화제가 됐다. 조은지는 그런 부분이 부각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는 배우로 일하는데 노출과 정사신이 “껄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부담이 된 건 맞아요. 하지만 내러티브가 강하니 정사신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노출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이렇게 좋은 영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부끄럽고 아니고가 기준이 아니죠. 당연히 부끄러울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 감독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숨 막히는 궁궐 안에서 쉬어가는 부분이었으면 좋겠다”고 조은지에게 말했다고 한다. 감독의 주문은 성공했다. 조은지가 권력을 탐할 때 피식거리는 관객이 있고, 그와 더불어 신분상승의 달콤함을 맛본 금옥의 계속된 요구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로또가 됐다고 생각하면 비슷한 것 같아요. 로또가 되면 누리지 못한 것들을 하지 않을까요? 돈을 버는 이유도 자신이 누리고 싶어 하는 것을, 돈이 없었을 때 못하는 것을, 살아가며 힘들어하는 것을 해결하려는 것이잖아요.”(웃음)
‘눈물’을 비롯해 노출과 코믹 연기가 상당 부분 그의 필모그래피를 차지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며 “연기할 수 있는 공간이면 다 좋은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웃는다. 주인공 역할을 하지 못해도 부모님에게 “걱정하지마”라고 말하는 그다. “모든 주어진 캐릭터에 감사해요. 좀 더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을 뿐이죠.”(웃음)
욕심이 많은 것 같다고 하니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포기도 빠르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기도 했는데 자격증과 학력을 따는 것보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2004년 ‘호텔비너스’로) 일본어, (2007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핸드볼, (2009년 ‘요가학원’으로) 요가, (‘후궁’으로) 예절교육도 배웠고, 현장마다 사람한테 배우는 것도 있다고 좋아했다.
그가 오랜 기간 연기활동을 할 수 있던 이유는 부모님의 믿음이 컸다. 엄청난 반대는 아니었지만 연예계에 (세 자매 가운데) 막내딸을 보낼 때 우려를 했던 부모님이었다. “엄마가 ‘누구는 너무 하고 싶어 발버둥을 치면서도 못하는데 너는 운이 좋다’고 하세요. 정말 감사한 거죠. 노출이 있는 데뷔작 ‘눈물’을 엄마, 아빠와 부산영화제에서 같이 봤는데 임상수 감독님의 손을 잡고 ‘이 얘기는 어른들이 봐야할 영화입니다’라고 했는데 너무 좋았어요.”(웃음)
사극이 힘들긴 했나 보다. 다음에 또 사극이 들어온다면 “고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캐릭터가 좋으면 또 한 번 도전하겠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단다. “사극 어조라는 부담이 커요. 또 옷이나 몸동작을 절제해야 하고 자유롭지 않은 것도 힘들더라고요.”(웃음)
아직 결혼보다는 일이 먼저다. 7월부터 영화 ‘런닝맨’으로 쉼 없이 또 달려야 한다. 그는 “휴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아직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며 “아무리 피곤해도 ‘내가 뭔가를 하고 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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