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거래, 이래도 되나? ‘충격’

생후 3개월 여자 아이가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 아기의 몸 곳곳에는 멍이 선명했다. 가해자는 엄마지만 친모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몰래 거래한 아기였다. 직업도 없이 쪽방에서 살던 엄마가 아기를 비밀리에 입양한 이유는 뭘까.
이별을 통보하고 떠나는 남자친구를 붙잡고 싶었던 여자는 인터넷에서 접촉한 미혼모에게서 신생아를 받아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생긴 아이라고 속이고 결혼했다. 남편은 아내와의 사이에 친자가 태어났어도 입양한 아이에게 사랑을 쏟았다. 엄마는 입양한 딸이 남편의 다른 자식이라는 의심을 품고, 아이를 학대했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인터넷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충격적인 신생아 거래 실태와 대안에 대해 방송한다. ‘충격! 르포, 신생아 거래’ 제작진이 최근 검색 사이트에 아기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자 짧은 시간 안에 쪽지와 메일, 문자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뱃속 아기의 아빠가 누군지도 정확히 모르겠다는 16세 수정이(가명)는 출산 예정일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직접 키우는 건 상상할 수 없고 아이를 출산했다는 기록 자체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수정이. “어차피 다른 이에게 넘길 생각이니 얼마라도 돈을 더 주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넘겨져 아이가 제대로 크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제작진의 걱정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1주일 전 아이를 출산했다는 A씨는 17세 딸을 뚠 40대 주부였다. “남편과 별거 중에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를 키울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정식 입양 절차를 밟으면 비밀이 탄로가 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선택했다. 17세 지연이(가명)는 10일 전에 혼자 아기를 낳고 한 모텔에서 머무르고 있다. 공식 입양 절차를 밟고 싶지만 연락을 끊고 지낸 부모님에게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선택했다.
돈을 주고받지 않는 한 개인 간의 입양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제작진에 따르면 불법과 무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신생아 거래는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다. 8월 입양 시 가정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 음지에서의 신생아 거래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진단이다.
취재진은 아울러 수정이와 주부 A씨 등 미혼모들이 인터넷을 통해 닉네임 ‘독수리오형제’와 거래를 논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아이를 모두 넘겨받겠다는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9일 밤 11시10분 방송.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